U-22 형-동생, 양보 없는 팀 승격 전쟁

이동준 (부산 아이파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규성 (FC 안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2에서 승격에 도전할 팀이 이번 주말 결정된다. 부산 아이파크(2위)는 30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FC 안양(3위)과 K리그2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를 벌인다.

올 시즌 두 팀을 이끈 건 양팀의 영건인 부산의 이동준(22)과 안양의 조규성(21)이다. 우측 공격수 이동준은 프로 3년차에 13골 7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스트라이커 조규성도 데뷔 시즌 14골 4도움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소속돼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바라보고 있는 두 선수는 나란히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올랐다. 대표팀 동료지만 소속팀에선 서로를 넘어야 K리그1 승격도, MVP도 바라볼 수 있는 얄궂은 운명이다.

이동준은 올 시즌 지난해(4골 1도움)보다 공격포인트를 4배로 늘릴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전 경기 출전에 대부분 선발이었다. 대표팀에서 해외 리그·K리그1 소속 선수들과 경쟁한 것이 발전의 원동력이었다고 한다. 이동준은 최근 통화에서 “워낙 장점이 많고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선수들과 뛰다보니 자극이 많이 됐다”며 “매 훈련 최선을 다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잘 나가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이동준은 “골문 앞 마무리 능력을 보완해야 장점인 스피드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사디오 마네(리버풀)나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의 영상을 보며 경기에서 활용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은 지난 2년 간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2전 3기의 도전. 이동준은 간절하다. 그는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 지난 2년 무작정 열심히 뛰었다면 올해는 책임감까지 든다”고 강조했다.

조규성은 도전자의 입장이다. 고교 시절까지 눈에 띠는 선수가 아니었던 그는 올해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고 U-22 대표팀으로 이달 중순 참가했던 두바이컵에선 골까지 넣었다. 안양에선 왕성한 활동량으로 팀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지난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조규성은 대표팀을 경험하며 몸싸움과 포스트 플레이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김학범 U-22 대표팀 감독도, 안양 김형열 감독도 ‘스트라이커가 공을 지켜줘야 수비가 부담을 덜 수 있다’며 그를 채찍질했다. 조규성은 “성장을 위해 보완할 부분이지만 잘 안 돼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 동료이자 경쟁자들인 이들은 서로에게 덕담을 건넸다. 이동준은 조규성의 장점으로 포스트 플레이와 배후 침투를 꼽았다. “규성이는 정말 성실하고 최선을 다 하는 선수에요. MVP는 이긴 팀 선수가 받지 않을까요.”

조규성은 “동준이 형을 만나 장난으로 미리 축하한다고 했다. MVP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기대도 크게 안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 대결에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시즌 맞대결은 1승 2무 1패로 팽팽했다. “부산만 만나면 자신있게 했어요. 하던 대로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어요.”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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