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 맞아? ‘흙수저’ 뭉친 셰필드 밑에 강팀 줄줄이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조지 발독(왼쪽)과 크리스 바샴(가운데)이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을 끈질기게 수비해내고 있다. 토트넘은 이날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셰필드의 끈질긴 추격에 결국 1대 1로 비겼다.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승격팀들은 보통 첫 시즌 실패를 겪는다. 올 시즌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다르다. 26일(한국시간) 현재 시즌의 3분의 1이 지난(13경기) 상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아스날, 토트넘 홋스퍼 등 빅클럽들 보다 높은 순위(6위)에 올라 ‘승격팀의 반란’을 과시하고 있다. 셰필드는 최근 6경기 무패(2승 4무) 행진을 질주했다. 아스날(1대 0)에 이기고 첼시(2대 2), 토트넘(1대 1), 맨유(3대 3)와 비기는 등 강팀을 상대로도 선전하고 있다. 역대 승격팀 중 8개 팀만이 승격 뒤 첫 13게임에서 셰필드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다.

영국 BBC 스포츠의 분석에 따르면 셰필드가 선전할 수 있는 비결은 끈끈한 조직력이다. 올 시즌 셰필드에서 선발로 나선 선수는 센터백 잭 오코넬과 크리스 바샴, 윙백 조지 발독과 엔다 스티븐스를 포함한 16명에 불과하다. 22명을 선발로 쓴 아스날과 왓포드가 부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셰필드가 챔피언십(2부리그)에 있던 지난 시즌부터 발을 맞춰온 선수도 5명이다. 소수의 선수가 오래 발을 맞추며 조직적인 플레이가 장착됐다.

화려한 경력의 선수가 없다는 점도 오히려 팀을 뭉치게 한다. 미드필더 존 플렉과 공격수 빌리 샤프, 바샴과 오 코넬, 그리고 백업 키퍼인 시몬 무어는 셰필드의 2016-17시즌 리그1(3부리그) 우승 멤버였다. 발독과 바샴은 6년 전까지 5부리거 선수였다. 하부리그 출신들은 순수한 열정으로 뭉쳐 이변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염가에 영입된 선수들의 활약도 큰 힘이다. 143억원에 영입된 리스 무세는 팀이 기록한 16골 중 7골(4골 3도움)에 관여했다. 몸값이 약 106억원에 불과한 칼럼 로빈슨은 첼시전에서 골을 넣고 맨유전에선 올리버 맥버니의 골을 도왔다.

크리스 와일더 감독의 3-5-2 포메이션은 화룡점정이다. 존 이건과 필 자기엘카는 보통 3백 수비진 중앙에서 중심을 잡는다. 오 코넬과 바샴은 이들의 좌우에 서지만 공격 전개 시엔 윙백 발독과 스티븐스 바깥쪽까지 사선으로 넓게 벌린다. 이런 특유의 전술로 셰필드는 레스터(8골)와 리버풀(11골)의 뒤를 잇는 리그 최소 실점(12골) 팀이 됐다. 무실점 경기도 5번이나 된다.

셰필드는 다음 달 승격 후 가장 큰 고비를 맞게 된다. 다음 달 29일부터 약 한 달 간 치를 7경기 중 맨체스터 시티 2경기와 리버풀, 아스날 원정이 포함돼 있다. 셰필드는 지난 1월 19일부터 원정 경기에서 진 적이 없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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