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램 매출 부진 1년 만에 ‘탈출’… 가격 회복만 남았다



D램 시장이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D램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일본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도 사실상 없어지고 있어서 가격만 회복되면 반도체 경기는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1분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D램 매출이 154억4700만 달러(약 18조513억원)로 전 분기보다 4.1%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D램 매출이 전 분기보다 늘어난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46.1%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2017년 2분기(46.2%) 이후 최고치다. SK하이닉스는 28.6%로 전 분기(28.7%)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3위 마이크론은 19.9%로, 20% 미만으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D램 매출이 늘어난 것은 주요 업체들이 공급량을 조절하면서 가격 폭락을 막았고,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수렴하면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리 D램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D램익스체인지는 분석했다.

D램 시장이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 남은 건 가격이다. 3분기의 경우 매출은 늘었지만,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은 20%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일부 D램 라인을 이미지센서용으로 전환할 예정이고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D램 감산을 이미 하는 등 공급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상승과 맞물려 가격도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내년부터 5G가 본격화하면서 클라우드 서버에 필요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액화 불화수소 수출을 승인하면서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불확실성도 사실상 사라졌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D램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잇따르면서 당장 내년 1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선스(전망치 평균)는 6조56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분기(6조2333억원)보다 5.28% 많은 금액이다. 4분기까지는 반도체 경기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이 힘들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9일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갈등의 봉합 흐름과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회복)의 최대 수혜주”라며 “내년 연간 기준 반도체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6% 증가한 17조원으로 전망되나 D램 가격의 반등세에 따라서는 20조3000억∼23조9000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준엽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