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1패가 평양… ‘정일관·한광성’ 묶어야 악몽 없다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 선수가 마스크를 쓴 채 14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경기 요주의 인물로 꼽히는 북한 대표팀 주장 정일관. 아시아축구연맹 제공
 
북한 스트라이커 한광성. 아시아축구연맹 제공


베일 속에 가려진 북한전이 오늘(15일) 킥오프한다. 정일관(26·무적)과 한광성(21·유벤투스)을 경계하며 중원 압박을 이겨내는 게 북한전 승리를 위한 비책으로 지적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 3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이 평양 원정경기를 치르는 것은 1990년 10월 22일 남북통일 친선 축구 이후 29년 만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인 한국은 북한(113위)에 역대 전적에서 7승 8무 1패로 앞서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1패가 바로 29년 전 평양에서 나온 결과다. 홈팬의 일방적 응원 외에 낯선 인조잔디 등 환경적 불안요인도 극복해야 한다.

북한은 이번 2차 예선에서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후방에 내려앉지 않고 중원에서부터 왕성한 활동량으로 압박을 펼친다. 윙어 김금철(22·리명수체육단)을 활용해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돋보인다. 이런 경기력으로 북한(승점 6·골득실+3)은 한국(승점 6·+10)과 함께 H조에서 나란히 무실점 2승을 따냈다.

특히 투톱의 경쟁력이 좋다. 주장 정일관은 강한 왼발을 갖고 있는 다부진 선수로 드리블 돌파가 좋다.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남자 청소년 선수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정일관은 2017-2018시즌엔 스위스 1·2부리그 12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유럽 축구를 경험했다. 레바논과의 2차예선 1차전에서도 정일관은 2골을 넣었다. 골키퍼까지 제치는 발재간과 강력한 왼발 슈팅이 압권이었다.

유벤투스의 한광성은 기본기와 패스가 좋은 신예 선수다. 수비를 끌어내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도 좋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B 페루자에서 20경기 4골 2도움을 기록한 뒤 유벤투스로 깜짝 이적한 한광성은 올 시즌 유벤투스B(23세 이하 팀) 소속으로 세리에C에서 6경기 1도움을 올리고 있다. 김영권이 13일 출국 전 “한광성이 눈에 띄었다. 빠르고 드리블도 탁월하다”고 콕 집어 말할 정도로 한광성은 북한 공격의 중심이다.

두 선수만 있는 건 아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도 볼 수 있는 윙어 김금철은 발재간이 좋고 크로스 능력을 갖추고 있다. 센터백 장국철(25·홰불체육단)은 헤더능력과 킥 능력이 좋아 미드필더로 활용되기도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북한은 투톱과 김금철을 제외하면 투박한 편이지만 활동량과 압박으로 승부를 거는 팀”이라며 “순간적인 탈압박에 성공할 경우 찬스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측면 공격에 중심을 두기에 4-3-3이나 4-2-3-1로 대응하는 게 적합하다”며 “측면수비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고 북한보다 중앙미드필더를 1명 더 둬 중원에서 우위도 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북한전에선 ‘캡틴’ 손흥민과 남태희, 김민재 등 벤투호의 핵심 선수들 외에 스리랑카전에 나서지 않고 체력을 비축한 황의조, 이재성, 정우영, 김영권, 이용 등이 선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14일 평양으로 떠나기에 앞서 베이징 서우두 공항 3터미널에서 “처음으로 (평양에) 가보는 거지만 다른 경기와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며 “특정 선수를 생각하지 않고 집중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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