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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청년] “축구가 힘들 때 만나주신 하나님… 뛰어난 선수 이상의 비전 주셨죠”

이낙영 중앙고 축구부 감독이 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학교 사무실에서 축구 지도자로서 하나님께 받은 사명과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지난 6월 12일 전남 영광에서 열린 제52회 대통령금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 서울 중앙고의 우승을 알리는 경기 종료 호루라기가 울리자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 중 몇몇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감사 기도를 드렸다. 이를 지켜보던 이낙영(37) 중앙고 감독과 코치진도 어깨동무하며 둥그렇게 주저앉아 눈물로 기도했다.

이날 중앙고는 통진고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금배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1977년 고교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42년 만에 들어 올린 우승컵이다. 이 감독을 1일 종로구 창덕궁길 중앙고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먼저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 전 중앙고는 객관적인 전력상 우승 후보는커녕 약체 중의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었다. 지난해 그가 모교인 중앙고 축구단을 맡았을 때 후배 선수들은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자기 관리와 뚜렷한 목표 등 프로의식부터 심어줬다. 본인의 꿈을 위해서만 뛰는 요즘 세대 아이들에게 팀의 중요성도 알려줬다. 신앙의 중심과 비전이 같은 코치진을 꾸려 인격적인 존중과 함께 긍정적인 자극을 주자 팀은 점차 변해갔다.

이 감독도 패배의식에 빠져있던 때가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청소년 국가대표까지 했지만, 고려대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이천수 차두리 김정우 등 뛰어난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지나친 경쟁심에 부상까지 겹치자 좌절했다. 이후 실업팀 강릉시청을 거쳐 2005년 만 23세에 은퇴했다.

하나님은 축구가 힘들 때마다 낮아지고 가난해지는 그의 마음속에 찾아오시는 위로의 하나님, 공평하신 하나님이였다. 신앙은 대학교 2학년 때 친구였던 이성규(인천 광성중) 감독의 전도를 통해 처음 갖게 됐다. 그는 “예전엔 그저 뛰어난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신앙을 갖게 되니 그 이상의 목표와 비전이 생기더라”면서 “그때 그렇게 힘들지 않았으면 주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 싶어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2016년엔 ‘할렐루야 축구단’을 전신으로 하는 K리그2 고양 자이크로 축구단 감독으로 부임해 1년간 팀을 이끌었다. 비록 25경기 연속 무승이란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팀은 해체됐지만, 이 감독은 이영무 이사장과 함께 팀을 이끌며 돈이나 명예보다 중요한 ‘사람’에 대해 배웠다. 이 이사장을 통해 자기희생과 영혼 구원의 중요성을 배웠고, 패배 속에서도 찬양과 예배가 끊이질 않던 선수들을 보며 축구 선교의 꿈도 갖게 됐다.

그는 “팀이 해체된 뒤 어려운 환경 가운데에서도 이 이사장과 선수들은 ‘할렐루야 축구단’이란 이름으로 축구선교에 힘쓰고 있다”면서 “그들과 함께 축구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나누며 축구를 간절히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사역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정우 인천유나이티드 U18팀 감독 등 82년생 동기들과 함께 ‘시나브로’란 모임을 만들어 축구로 재능 기부도 하고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하나님께서 도움의 손길을 붙여주시고 역사하신 덕분”이라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학교 측과 도움을 아끼지 않은 주변의 지인 감독들, 기도해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아내는 지난 대회 8강전을 앞두고 선수단과 이 감독에게 찾아온 무기력과 안일함을 일깨우는 데 큰 힘이 됐다. 그는 “8강 성과에 안주하려는 제게 아내는 ‘여기까지 오느라 오랜 시간 힘들었는데 당신부터 안주하지 말라.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을 바라보라. 인간적인 생각으로 그분의 한계를 지어버리면 안 된다’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모든 이끄심과 결과는 전적으로 주님께 있다고 생각하며 그분의 영광을 가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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