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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자 의학상식] 여성 같은 남성가슴 ‘지방흡입’ 바람직



얼마 전 건장한 체격의 청년이 우물쭈물하며 상담실에 들어왔다. 내원 이유를 묻자 그는 작은 목소리로 “제가 가슴이 너무 커서…” 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 청년은 가슴이 여성처럼 봉긋해지는 여성형유방증(여유증)으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가슴 근육을 단련하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운동을 해도 큰 효과가 없어 가슴축소수술을 고려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숱한 남성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여유증은 도대체 왜, 어떻게 생기는 걸까. 여유증은 남성의 가슴에서 유선과 지방 조직이 동시에 발달해 가슴이 여성의 유방과 같이 커지는 현상이다.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을 주지 않지만 남들과 다른 가슴 모양 탓에 대중목욕탕은 물론 해수욕장, 수영장 등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 결과 남자로서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우울증 같은 정서적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여유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다. 비만한 남성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과도하게 분비돼 여성들처럼 유선이 발달하고 그만큼 여유증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진다. 가슴이 봉긋하고 유두(젖꼭지) 지름이 6㎜, 유륜이 3㎝보다 크면 이 질환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가슴 근육을 단련하면 좋아질 것이란 말은 사실과 다르다. 벤치프레스 같은 근육운동을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가슴이 더 도드라지거나, 지방세포가 뭉쳐 되레 성형교정수술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복부 비만도 문제다. 잦은 회식, 음주, 야식을 즐기는 남성들은 체중과 근육량이 정상수준이라도 허벅지나 팔뚝 쪽보다는 복부에 유독 살이 집중되는 경향이 많다. 복부비만은 치명적인 대사질환이나 복부대동맥류 발병 위험성도 높인다. 여유증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비만해지지 않으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여유증 자체가 살아가는데 큰 지장을 주는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남성들의 당당한 자신감을 깎아 먹는 것이 사실이다. 식단조절이나 운동만으로는 울룩불룩한 보디라인을 개선하기 힘들고 괜히 스트레스만 더 받게 된다. 가슴이나 복부가 맨눈으로 확인될 만큼 나왔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지방흡입이 최고다. 여유증 남성은 정상 유선 주위에 과도하게 지방이 쌓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물복용 이상, 호르몬장애, 갑상선기능저하 등으로 유방의 실질조직인 유선이 과도하게 발달하는 ‘진성 여성형 유방증’은 드물다. 이때는 유선조직까지 동시에 제거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한편 지방흡입은 복부비만을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한 번 시술에 바로 사이즈 감소를 체감할 정도다. 특히 복부, 러브핸들, 옆구리 살을 개선하는 데 유리하다. 피하지방을 빼낸 뒤 식이요법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배가된다.

박윤찬 부산365mc병원 대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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