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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밀림이 타들어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지구관측위성 ‘아쿠아’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촬영한 브라질·볼리비아 국경 인근 아마존 열대우림 상공의 모습. 대형 화재가 일으킨 연기가 곳곳에서 보인다. AP연합뉴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화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경제성장을 명분으로 아마존 파괴를 방치했기 때문이다. 3주째 이어진 화재로 아마존에서 멀리 떨어진 대도시 상파울루가 시커먼 연기로 뒤덮이는 일도 벌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엉뚱하게도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가 아마존에 불을 내고 있다며 책임을 회피해 논란을 일으켰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21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올해 1월부터 아마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가 3만9194건으로 집계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77%나 늘어난 수치다. 목초지, 경작지 개척을 위해 우림에 인위적으로 불을 내면서 화재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전역을 기준으로 하면 7만4155건으로 지난해보다 84% 늘었다.

특히 지난달 말 아마존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과 인접한 북부 혼도니아주, 마투그로수주, 파라주, 아마조나스주 등 곳곳으로 피해가 번져 나가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검은 연기가 아마존에서 2700㎞ 떨어진 상파울루를 덮쳐 한낮인데도 밤처럼 사방이 어두워지는 일이 벌어졌다. 아마존 인근 지역에서는 호흡기 질환을 앓는 주민이 늘었다. 연기에 섞여 검게 변한 빗물이 내린 곳도 있었다. INPE는 화재로 1분당 축구장 1.5배 면적의 우림이 잿더미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경단체들은 화재 증가 책임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개발이 주권적 권리라며 환경 파괴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자신을 ‘전기톱 대장’으로 지칭하며 환경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 유럽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이달 초에는 INPE의 화재 관련 통계가 거짓이라며 책임자를 해임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런 행동이 아마존 우림의 무분별한 파괴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도리어 NGO가 아마존에 불을 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NGO가) 나와 브라질 정부를 깎아내리기 위해 범죄 행동을 저질렀다”며 “정부는 불길을 잡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브라질환경보호연구소(Proam) 카를루스 보쿠이 소장은 “NGO가 아마존에 불을 지르고 있다니 터무니없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세계자연기금(WWF) 등 환경단체들은 아마존 파괴가 계속될 경우 이 지역이 나무 없는 대초원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존이 초원이 될 경우 산소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반대로 온난화 유발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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