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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방시대] 세계 무림의 고수들, ‘택견의 고장’ 충주서 전통무예 한마당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성공을 기원하는 공연단이 지난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태권도 시범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세계 유일의 국제 종합무예 경기대회인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오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8일간 일정으로 충북 충주에서 개최된다. 2016년 청주 제1회 대회에 이어 3년 만에 두 번째다. 22일 이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107개국 2542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참가선수 규모로 보면 2016년 열린 1회 대회(87개국 1780명)보다 64% 늘었다. 전체 선수단 중 외국 선수 비율은 80.4%(2347명)이다. 세계랭킹 8위 안에 들거나 최근 3년 동안 세계 대회와 대륙별 대회에서 메달을 딴 우수선수도 91명(8개 종목)이나 된다.

전통무예로 세계가 하나된다

선수단·기술임원·운영요원 등을 포함하면 대회 전체 참여 인원은 45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선수가 등록한 종목은 세계선수권대회와 동시 개최되는 크라쉬로 339명이 출전한다. 이어 유도 207명, 통일무도 187명, 무에타이 165명, 펜칵실랏 173명 등의 순이다. 나라별 선수단 규모는 대한민국 571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141명), 몽골(119명), 우즈베키스탄(1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대회의 국제적 위상도 달라졌다. 선수들의 실력에 맞게 전 종목 경기는 국제연맹(IF)이 주관한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에만 적용됐던 랭킹포인트제가 그대로 적용된다. 국제연맹은 태권도, 주짓수, 무에타이, 사바테, 삼보, 용무도, 펜칵실랏 등 9개 종목의 랭킹포인트 부여를 결정했다.

태권도 품새 종목의 경우 자유품새 최초로 남녀 개인전에 랭킹포인트제가 부여됐고 겨루기 단체전(혼성) 우승팀에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랭킹포인트는 각 종목별 국제연맹이 선수들의 실력을 비교하기 위해 도입한 순위제도다. 랭킹포인트를 많이 쌓을수록 올림픽 등 각종 대회에서도 시드 배정 등에서 혜택이 주어진다.

국제 표준 규정에 따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파견한 검사관 주관으로 도핑검사가 진행된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에 가입된 태권도, 무에타이, 사바테, 우슈, 벨트레슬링 등 8개 종목의 체급별 메달 획득자는 도핑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체 선수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검사도 이뤄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양대 스포츠기구로 인정받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가 공식후원한다.

조직위원회는 이 대회를 올림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지구촌의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명예대회장과 대회장을 각각 맡는 등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힘을 보탰다. 또 유지현 전 2018평창동계올림픽 외신대변인을 무예마스터십 대변인에 선임했다.

올해 대회 개최지인 충주는 태권도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무예인 택견의 중심지다. 사단법인 한국택견협회 본부도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초대 택견 예능보유자인 송암 신한승(1928~1987) 선생은 경찰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충주로 이사 왔다. 그는 이후 택견의 원형을 정리하고 1973년 충주 용산동에 택견 최초의 전수관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충주에선 충주세계무술축제를 1998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무술단체 간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2002년 10월 세계 40여개 나라가 참여하는 세계무술연맹(WoMAU)도 조직됐다. 충주에 본부를 둔 WoMAU는 유엔 산하 유네스코로부터 인정받은 정식 NGO다. 또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무예센터(ICM)가 2016년 충주에 설립됐다. 국제무예센터는 무예에 대한 심도 있는 학문적 접근과 전통문화로서 무예의 국제적 보급이 가능하도록 세계무예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영 조직위 사무총장은 “무예마스터십은 충주무술축제 이후 20여년 간 충북이 일궈 온 무예사업의 결실”이라며 “충북은 무예의 고장으로 풍부한 전통무예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거리·즐길 거리 다양

이번 대회의 개회식은 오는 30일 오후 7시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아시아올림픽위원회(OCA) 등 국내외 스포츠계 인사가 대거 참석한다.

개회식의 주제공연은 무예의 탄생(Birth of Martial Arts), 새로운 만남(New rendez-vous), 평화의 불꽃(Flare of peace), 영원한 약속(Eternal promise) 등 4막으로 이뤄져 참가국들의 역사와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무용단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이 대회와 연계한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무예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국제 영화제인 ‘국제무예액션영화제’도 대회 기간에 개최된다. 충북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영화제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닷새 동안 청주·충주 영화관에서 25개국 50여 편의 무예·액션 영화를 선보인다.

미국 할리우드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와 무술 감독 척 제프리스 등 액션 영화계 스타급 인사는 물론 해외 각종 영화제의 우수 프로그래머도 다수 초청된다.

대회 기간에 열리는 무예산업전시회는 무예 관련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도복과 장비 등 무예와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고, 기업 간 기술과 정보를 교류하는 자리다.

무예마스터십 대회와 함께 열리는 제19회 충주세계무술축제 역시 재미를 더할 볼거리 중 하나다. ‘세계무술과 문화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충주세계무술축제는 유네스코가 공식 후원하는 행사다. 39개국 55개 세계무술연맹 단체와 국내외 무술팀이 참여해 화려한 무예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외 스포츠·무예계 저명인사가 함께하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컨벤션(총회·학술대회·세계무예리더스포럼)도 열려 단순히 경기 중심의 대회가 아닌 산업, 문화, 학술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는 생산유발 515억원, 부가가치 유발 228억원, 취업 유발 748명에 이르는 등 경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종 충북지사(조직위원장)는 “세계무예마스터십은 대한민국 충북이 창건한 무예올림픽으로 세계 스포츠·무예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세계 전통무예의 계승 발전으로 인류의 번영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에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 이시종 충북도지사
“무예올림픽 성격 세계 대회… 지구촌 대축제 기대”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종합무예경기대회로 무예올림픽의 성격을 가진 대회입니다.”

이시종(사진) 충북지사는 2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양스포츠 중심의 종합경기대회가 올림픽이라면 비서양권 무예 중심의 종합경기대회가 세계무예마스터십”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예는 건강과 자신을 지키는 호신술 뿐 아니라 본래 모든 부족과 민족을 지켜온 호국무예에서 출발했다”며 “호국정신, 민족혼, 민족문화 그리고 전통문화로 발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충북이 지난 2016년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창건에 정성을 쏟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충북은 그동안 세계 어느 지역보다 전통무예 계승 발전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왔다”고 했다.

또 “무예는 영화, 소설,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산업과 제조산업 등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무한한 자원이며 새로운 블루오션”이라며 “세계무예마스터십을 통해 충북은 물론 대한민국이 세계 무예의 성지로 떠오르고 전 세계 무예산업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896년 그리스인들이 올림픽을 창건했듯 2016년 대한민국 충북도민들이 무예마스터십 즉 무예올림픽을 창건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지구촌에 올림픽과 무예올림픽(무예마스터십)이 쌍벽을 이루는 양대 축제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번 대회는 정부의 공식 승인과 세계 3대 스포츠 무예연합기구 중 하나인 GAISF(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의 공식 후원으로 국제적인 대회로서 권위와 품격을 갖추게 됐다”며 “대회 기간 중에는 위자이칭 IOC 부위원장 등 전 세계 스포츠·무예계 최고 지도자들이 대거 충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회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세계 각 나라의 전통무예인들이 한데 모여 시대를 넘고 세계를 잇는 지구촌의 대축제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충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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