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는 못 가본 길… 임성재, PGA 신인상 ‘예약’

임성재가 지난 18일(한국시간) 일리노이주 메디나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 3라운드 5번 홀에서 티샷을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임성재(21)는 지난해 PGA 웹닷컴(2부) 투어에서 올해의 신인상과 선수상을 석권하고 올해 1부 투어로 넘어왔다. 신인임에도 시즌 7차례 톱10 진입을 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키 181㎝에 체중 80㎏ 안팎의 큰 몸집을 가졌지만 부드러운 스윙이 일품이다. 그 동작이 어니 엘스(남아공)와 닮아 PGA 내에서는 ‘제2의 어니 엘스’로 불린다. 엘스는 임성재에 대해 “멀리 치고 칩샷이 좋으며 견고한 퍼트를 가졌다”고 호평했다.

꾸준함이 강점인 임성재가 특급 선수들만 출전하는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이에 아시아 선수 최초의 PGA 투어 신인왕이 확실시되고 있다. 또 미국과 비유럽 세계선수들 간의 올스타전 격인 프레지던츠컵 출전도 유력한 상태다.

임성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 컨트리클럽(파72·7429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 임성재는 이 대회 출전자 69명 가운데 공동 11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3~4번 홀(파4)에서 연달아 버디를 쳐 기세를 올리더니 7번 홀(파5) 러프에서 홀컵으로 직행한 이글 샷으로 투어 챔피언십 진출에 쐐기를 박았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랭킹을 24위로 두 계단 끌어올려 투어 챔피언십 진출의 하한선인 랭킹 30위 안에 진입했다.

임성재는 2016년 김시우 이후 3년 만에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했으며 투어 챔피언십을 밟은 5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앞서 최경주(2007·2008·2010·2011년) 양용은(2009·2011년) 배상문(2015년) 김시우가 이 무대에 나선 바 있다. 한국 선수의 페덱스컵 최고 랭킹은 2007년 최경주의 5위다.

임성재는 올 시즌에 PGA 투어로 입문한 신인들 중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출했다. 따라서 신인 중 페덱스컵 랭킹 최고 순위는 확정됐다. PGA 투어에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2007년부터 페덱스컵 랭킹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루키’는 예외 없이 신인왕을 수상했다. 관례대로면 임성재는 신인왕을 수상할 수 있다. 신인왕은 시즌 종료 후 PGA 투어 회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1990년 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신인왕 투표에서 아시아 선수는 한 번도 선택을 받지 못했다.

임성재는 “올 시즌 투어 챔피언십 진출을 목표로 삼았는데 이를 이뤄 기쁘다. 투어 챔피언십에 처음으로 출전해 설렌다”며 “아시아 최초로 신인왕을 수상하면 영광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어 챔피언십은 오는 23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임성재가 PGA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임에 따라 12월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진출 가능성도 높였다. 프레지던츠컵은 미국 팀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선발한 선수들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이 2년마다 대결하는 대항전으로 각 12명이 나선다. 19일 현재 8명의 자력진출 선수 명단이 발표됐으며 각 팀의 단장은 11월 3일에 추천 선수 4명을 추가로 발표한다. 통상 추천 선수의 경우 자동 선발을 놓친 선발 포인트 9∼12위 선수가 우선순위다. 게다가 인터내셔널팀 단장이 임성재를 아끼는 엘스여서 발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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