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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지글지글… 경찰 “폭염 땐 범행 미뤄달라”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에 위치한 허버트 본 킹 공원 분수대 근처에서 어린이들이 20일(현지시간) 물줄기를 뛰어넘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이날 최고기온이 화씨 115도(섭씨 46도)에 다다르자 시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FP연합뉴스


폭염이 미국을 덮쳤다. 미국 중서부와 동부 지역이 땡볕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온도계가 섭씨 38도에서 46도 사이를 가리키는 지역이 많다. 워싱턴 인근의 볼티모어는 20일(현지시간) 섭씨 50도를 기록했다. CBS방송은 폭염으로 현재까지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한 경찰서는 잠재적인 범죄자들에게 폭염이 가실 때까지 범죄를 미뤄 달라는 익살맞은 트위터 글을 올리기도 했다.

매사추세츠주의 소도시 브레인트리의 경찰서는 19일 트위터에 “폭염으로 인해 우리는 범죄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월요일(22일)까지 범행을 연기를 해줄 것을 부탁한다”는 글을 올렸다. 브레인트리 경찰서는 이어 “밖은 정말로 덥다”면서 “이 폭염에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진정한 악당이며 또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브레인트리 경찰서는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기묘한 이야기’(미국 드라마) 시즌3에 빠지고, 페이스앱을 가지고 놀고, 지하실에서 가라테 연습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선선해진 월요일에 다시 보자”고 덧붙였다. 이 경찰서는 추신을 통해 “우리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2를 방금 다 봤다”면서 “스포일러는 사절한다”고 농을 던졌다.

CNN방송은 이 트위터 글이 10만6000회 공유됐다고 전했다. 브레인트리의 인구는 3만5000여명이다. 브레인트리 경찰서는 CNN에 “범행을 저지르기엔 너무 덥기 때문에 트위터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NN은 “이번 폭염은 농담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전국적으로 1억5000만명 이상이 폭염 피해의 영향권에 있다. 미국 인구 3억900만여명의 48.5%가 땡볕 더위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메릴랜드주에서 4명, 아칸소주와 애리조나주에서 각각 1명이 폭염으로 숨졌다. 아칸소주의 사망자는 전직 유명 풋볼선수로 확인됐다. 뉴욕 자이언츠 라인맨 출신이자 슈퍼볼 우승 멤버인 미치 페트러스가 밖에서 온종일 작업을 하다 열사 쇼크로 사망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메릴랜드주의 래리 호건 주지사는 트위터에 “이 심각한 폭염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폭염으로 인한 정전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맨해튼 대정전을 겪은 뉴욕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고층빌딩의 실내온도를 섭씨 25.5도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워싱턴과 뉴욕 등 미국 주요 10여개 도시는 폭염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미 기상청은 햇볕에 노출된 차 안에 절대 아이를 두고 내려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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