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인터뷰  >  미션

[저자와의 만남-손석일 목사] “기독인, 일상 속 작은 실천 통해 환경 청지기 삶 살아야”

손석일 상일교회 목사가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의 교회 목양실에서 ‘성경 속 환경이야기’ 출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지난해 말 출간된 ‘사랑한다 환경아’(두란노)는 국내 기독 출판계에선 드물게 ‘환경 동화’를 표방한 책이었다. 저자 이력도 독특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텍사스A&M대에서 환경공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환경공학도이자 목회자다. 기존 환경 동화와는 달리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게 특징이었다. 책이 나온 지 1년도 채 안 돼 최근 후속작이 선을 보였다. 이번엔 성인을 주 독자층으로 잡은 ‘성경 속 환경이야기’(두란노)다.

저자 손석일(51) 상일교회 목사를 만난 건 환경보존과 생태 영성의 중요성을 한국교회에 알려보겠다는, 일종의 사명감과 절실함이 두 책에서 느껴져서였다. 손 목사를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교회 목양실에서 만났다. 목양실에는 깊은 산속 계곡에서나 들을 법한 맑은 물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의 출처는 손 목사가 평소 듣는 CD다. 설교 준비나 집중해서 글을 쓸 때 듣는다고 했다. 소리가 어찌나 생생한지 인터뷰 도중 숲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공학박사를 목사로 스카우트한 하나님

손 목사는 한양대에서 공업화학을 전공한 뒤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을 지내다 미국 스탠퍼드대로 유학을 떠났다. 환경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신앙생활을 했지만 목회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유학 생활 중 생애 처음으로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인생의 방향이 바뀌게 됐다. 당시 대학 석사과정에서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미국 경제 침체로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박사 과정 진학도 무산되는 일이 일어났는데, 그때 기도하다 ‘공학박사란 꿈이 우상이다’란 깨달음을 얻은 게 계기였다. 이때 손 목사는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바치듯 ‘박사의 꿈’을 하나님께 바치겠다고 서원했다.

나중에 기적적으로 장학금이 보장된 텍사스A&M대로 박사과정을 밟게 됐지만, 이후에도 지도교수가 바뀌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박사학위 수여를 얼마 앞두고 드린 예배에서 그는 다시금 이렇게 고백했다. “이 학위를 하나님께 바칩니다.” 이후 그는 한국에 돌아와 목회자로서의 부르심을 기도로 확인한 뒤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이제 와 돌이켜보니 유학 생활은 주님께서 마련한 ‘목회자 양성 특별 코스’였노라고 고백했다. 그간 쌓은 지식이 아깝진 않았냐고 묻자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사과정에 들어가기 직전 치른 유명 글로벌 컨설팅회사 면접 경험이었다. 2차 면접을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면접관이 그를 따로 부르더니 ‘겸손해하지 말고 맘껏 자랑해라.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물었다. 채용에 결정적 영향을 줄 만한 좋은 기회였다. 여러 경험이 떠올랐지만 결국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은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영접한 것’이라고 답했다. 손 목사는 이를 “주님께서 ‘공학박사 출신 목회자’로 스카우트해 준 순간”으로 회고했다.

친환경적 교회, 한국교회 상식이 되길

책 ‘성경 속 환경 이야기’에는 미세먼지 지구온난화 오존층파괴 등 최근 제기된 환경 문제 전반이 망라돼 있다. 중앙대 성신여대 등 일선 대학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쉽게 다듬고 관련된 성경 속 이야기를 보태 완성했다. 환경 이슈에서 신앙적 관점을 발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기독교인이 하나님이 창조한 환경을 바라보며 청지기적 사명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였다. 이를 위해서는 목회자부터 피조세계에서 주님의 은혜를 발견하는 법을 성도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환경 청지기로 살아가는 일은 일상 속 작은 실천부터 이뤄진다고 했다. 일회용품을 줄이고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며 분리수거에 앞장서는 것이 친환경적 교회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해외 선교지의 식수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 등으로 현지인 선교에 나서는 ‘환경 선교’도 보편화하길 기대했다.

손 목사는 높은뜻숭의교회에서 전도사와 부목사로 사역하다 재작년 1월 지금의 교회로 청빙을 받았다. 성도들과 한 걸음씩 ‘친환경적 교회’를 일궈나가고자 힘쓰고 있다. 이번 여름 수련회에선 ‘개인 물컵 쓰기’를 실천할 계획이다.

그는 “대개 ‘친환경적 교회’라고 하면 교회 텃밭이나 옥상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교회를 생각하는데 모든 교회에 이를 적용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 평균 규모의 교회도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적 교회’ 모델을 세우는 일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