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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C… 조선 선비의 쉼터 봉화·영양·청송

봉화군 여름산타마을.
 
영양 반딧불이생태공원.
 
청송군 파천면 송소고택.


‘B·Y·C.’ 속옷 브랜드가 아니다. 경북 북부지역에서도 비교적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봉화, 영양, 청송을 일컫는 말이다.

태백과 소백을 따라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와 낙동강 물줄기를 끼고 있는 이곳은 산과 계곡, 정자와 고택 등이 즐비하다. 선조때부터 경북에서 문학과 풍류를 즐기며 격조 높은 문화를 누렸던 곳이 바로 경북 북부지역 ‘B·Y·C’다.

은어가 들려주는 여름 추억… 봉화

여름이면 정자는 청량한 바람과 바위를 휘돌아 치는 물줄기가 더위를 식혀주는 선조들이 가장 많이 찾는 피서지였다. 태백산에서 시작해 작은 물줄기로 이어지는 낙동강을 몸집을 갖춘 물길로 만들어 주는 곳이 봉화다. 인문학의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소개하지 않고 남겨두고 싶어했던 곳 봉화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정자가 있는 지역이다. 전국 760여 개 정자 가운데 100여 곳의 정자가 이곳에 남아 있다고 한다.

그 중 으뜸이 닭실마을 청암정이다. 기묘사화로 귀향하게 된 충재 권벌 선생이 1526년에 거북모양의 너럭바위를 손대지 않고 기둥을 세워 지었다. 조선시대 정자건축의 최고 수작이다. 21회째를 맞은 봉화 은어축제는 5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될 만큼 여름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 백두대간의 중앙에 위치한 봉화는 낙동강과 한강의 최상류에 있어 은어 생육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27일부터 8월 4일까지 9일간 봉화읍 체육공원과 내성천 일원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하늘과 맞닿은 청정 고을… 영양

영양 수비면 수하리를 흐르는 수하계곡은 크고 작은 소(沼)와 폭포를 이루며 20여 ㎞를 흐른다. 일월산 깊은 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제밤하늘 보호공원에서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한 여름의 별빛을 볼 수 있다. 반딧불이 체험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해 수하계곡을 무대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별의 정원’(Space Garden)에 나오는 주인공 수하의 말처럼 정말 ‘별 볼 일’ 없는 곳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일월면 주실마을도 둘러볼만하다.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한양조씨 동족마을인 이곳은 옥천종택(경북도 민속자료 제42호) 등 숱한 문화자원들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느림과 힐링의 파노라마… 청송

청송에는 얼음골, 신성계곡, 강수욕장 등 피서지가 많다. 주왕산면에 위치한 얼음골은 한 여름철 섭씨 32도 이상만 되면 돌에 얼음이 낀다. 계곡 골짜기를 따라 부는 바람과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고 20일부터 이틀간 ‘청송 썸머 드라이툴링대회’가 열려 짜릿한 모험스포츠도 관람할 수 있다. 안덕면에 위치한 신성계곡은 청송 8경 가운데 1경으로 지정된 곳이다. 15㎞의 빼어난 절경과 맑은 물, 소나무숲이 있어 피서지로 더없이 좋다.

신성계곡에 조성된 12㎞의 녹색길은 신성리 공룡발자국화석, 백석탄 등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를 품고 있다. 용전천 현비암 앞에서 매년 개장되는 강수욕장은 2015년 국민안전처가 전국 5대 물놀이 안전장소로 선정한 곳이다.

주왕산과 절골계곡 등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즐비하다. 달기약수탕과 신촌약수탕의 닭백숙과 닭불고기는 여름철 보양식이며 청송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만들고 있는 대명리조트는 휴가철이면 방 구하기가 힘들다.

봉화·영양·청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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