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페루의 반란, 최강 브라질도 물어볼까

페루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요시마르 요툰(오른쪽)이 4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 아레나 두 그레미우에서 열린 칠레와의 2019 코파아메리카 준결승에서 전반 38분 추가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한국시간) 결승 진출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브라질의 수비수 다니엘 알베스(앞)와 선수들. AP연합뉴스


페루가 코파아메리카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칠레를 잡는 이변을 일으키며 결승에 올랐다. ‘남미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4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페루는 4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 아레나 두 그레미우에서 열린 칠레와의 2019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전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다.

페루는 1승1무1패로 조별리그를 간신히 통과했다. 3골을 득점하는 동안 6골을 허용했다. 결승전에서 만날 브라질에게는 0대 5 대패로 망신을 당했다. 우루과이와 맞붙은 8강에서도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다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은 달랐다. 기동력이 돋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칠레를 맞아 페루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라인을 끌어올리고 강도 높은 압박을 펼쳤다. 칠레 선수들이 공을 잡기 무섭게 페루 선수들이 벌떼처럼 동시에 달려들었다. 우세가 점쳐졌던 칠레는 수비 진영을 벗어나지 못하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페루는 전반 20분 만에 에디슨 플로레스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칠레의 골네트를 갈랐다.

강력한 골키퍼의 존재도 페루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공식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된 페드로 가예세 골키퍼는 칠레가 시도한 7번의 유효슈팅을 모두 거둬냈다. 가예세는 후반 29분 완벽한 1대1 찬스, 후반 36분엔 산체스의 낮고 빠른 슈팅을 동물적 감각으로 선방해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칠레의 페널티킥 상황에선 바르가스의 파넨카킥을 잡아내 칠레에 영패의 수모를 안겼다.

반면 칠레는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의 공백이 뼈아팠다. A매치 경험이 적은 가브리엘 아리아스 골키퍼는 페루의 역습 상황에서 골문을 비우고 나와 추가골을 허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페루는 브라질과의 결승에서 1975년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나 팬들은 브라질의 우승을 전망하고 있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10득점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공수 조합을 보여주고 있다. 가브리엘 제수스, 피르미누, 필리페 쿠티뉴의 공격라인이 시간이 지날수록 손발이 맞고 있다. 다니 알베스, 티아고 실바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포백라인은 상대의 슈팅을 거의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물샐틈이 없다. 개최국 프리미엄도 없지 않아 브라질의 12년 만의 우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서 예상을 뛰어넘으며 우승후보인 우루과이와 칠레를 차례로 격파한 페루는 사기가 충천해 있다. 칠레전에서 보여준 수비조직력과 역습 능력을 발휘한다면 언더독의 대반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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