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 구독자 사로잡은 ‘뷰티 크리에이터’ 대표주자

톡톡 튀는 뷰티 콘텐츠로 120만 구독자를 사로잡은 뷰티 크리에이터 회사원A. 그는 “유튜브와 일반 직장의 가장 큰 차이는 진입장벽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라며 “큰 기대보단 작은 결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호 기자


같은 뷰티 콘텐츠도 그가 찍으면 색다르다. 알찬 콘텐츠와 재치 있는 편집으로 120만 구독자를 사로잡은 뷰티 크리에이터 회사원A(본명 최서희·32) 얘기다. 최근 서울 강남구 CJ ENM 다이아TV 라운지에서 진행된 그와의 인터뷰는 독특한 뉘앙스를 풍기는 이름의 배경을 묻는 데서 출발했다.

“직장 생활이 자아성취로 느껴졌다면 이름을 달리 지었을 거예요. 회사 속 부품 같다는 자조적인 느낌을 담아 뉴스에 종종 나오는 회사원 A씨처럼 지었어요. 5초가 채 안 걸렸죠(웃음).”

2012년 한 중견 모바일 게임 회사에서 글로벌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던 당시 그의 월급은 189만원.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본인의 열망에 꼭 들어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민이 컸다. 그때 활력소가 된 게 블로그와 유튜브였다. 그는 “블로그로 한 달에 10만원 정도를 벌었었다. 유튜브도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영상 편집이 큰 허들로 느껴지진 않았다.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서 영상을 공부했고, 대학에서도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던 덕이다. 뷰티 콘텐츠를 택한 건 메이크업이 주는 만족감 때문이었다.

“직장에 다닐 때 가장 큰 즐거움이 월급날 백화점에서 화장품 한 개씩 사는 거였어요. 대학교 때 메이크업을 처음 시작했는데, 나를 돌본다는 느낌에 반하게 됐죠. 뷰티 클래스마다 찾아가 들을 정도로 열성이었어요.”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 미용실을 직접 다녀오거나 고가의 화장품을 구매해 리뷰한 콘텐츠들은 대개 100만뷰쯤은 거뜬히 넘긴다. 불필요한 컷들을 과감히 지운 속도감 있는 편집과 특유의 재치가 시선을 단단히 붙든다.

회사원A 외에도 일상 콘텐츠 중심의 회사원B, 유튜버 남자친구와의 얘기를 담은 회사원C 채널도 운영 중이다. 특히 일본어로만 진행되는 회사원J 채널은 구독자의 99%가 일본인이다.

“일본인 구독자들은 10대가 많아요. ‘욘사마’를 사랑했던 세대의 자녀들인데,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등 한국 아이돌 문화를 적극 수용하려고 해요. 이들의 메이크업 정보를 포함해 한국 화장품의 안전함 등 우수한 K뷰티의 이모저모를 널리 전하는 채널이에요.”

영상 아이디어는 주로 책에서 얻는다고 한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탐독하는 게 큰 동력이 된다고. 최근 268만뷰를 기록한 북한 화장품 리뷰 콘텐츠도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책을 읽다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본인의 잡지와 방송 채널을 보유한 오프라 윈프리와 비슷한 모델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했다. “뷰티 콘텐츠가 단순히 소비로 연결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였다.

“비싼 화장품을 써보는 시리즈물에 담았던 메시지는 사실 비싸도 일반 화장품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중요한 건 자신만의 아이템과 행복 포인트를 찾는 거죠. 외양을 넘어 삶에 대한 태도 등을 폭넓게 다룰 수 있는 뷰티 콘텐츠로 꾸준히 소통하고 싶어요.”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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