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 U2의 평화 노래



오는 12월 8일 아일랜드 록밴드 U2의 내한공연이 확정됐다. U2는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에서 찬사를 받는 이 시대 최고의 록밴드다. 그저 한 밴드의 내한 공연일 뿐인데 여러 언론이 보도하며 관심을 갖는 건 지난 40년 동안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이들의 성취 때문이다. U2의 리더 보노는 폭넓은 사회 활동으로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지금껏 수많은 인권 공로상을 받았다. 이들의 방한이 한반도 평화의 중요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알려진 대로 U2는 노래와 공연에 매우 선명한 기독교적 가치를 표명한다. 그래서 기독교인에게 이번 공연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U2가 기독교 문화에서 지향해야 할 최선의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빌리 그레이엄은 한 매체에서 U2의 앨범 ‘조슈아 트리(Joshua Tree)’를 지칭해 “영혼의 순례기”라고 평했다. 그레이엄의 평가는 아마도 U2의 오랜 음악활동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U2는 노래와 활동으로 신앙에 기초한 진지한 영적 순례의 발자취를 보여줬다.

2005년 뉴욕에서 열린 그레이엄의 고별집회에서 그는 자신의 지난 전도활동을 돌아보며 뜻밖의 인물에 대해 언급했다. “내 인생 후반부에 만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U2의 보노입니다. 그는 지금 지난 세기 내가 했던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보노가 기독교 대중전도자라고 지목한 말은 아니다. 세속 무대 위에서 보노가 보인 종교적 메시지와 그가 펼친 왕성한 사회·정치적 활동 등에서 미국의 유명 대중전도자의 주요 특징이 잘 드러난다는 의미다.

U2가 본격적으로 사회 문제에 관심을 쏟은 것은 세 번째 앨범 ‘워(War, 1983)부터다. 이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것은 자신들의 조국 아일랜드의 갈등과 분열이었다. 타이틀곡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는 1972년 1월 30일 일요일에 평화시위를 하던 아일랜드인 중 다수가 영국 진압군에 의해 희생된 사건을 다룬다. 그날 영국 공수부대는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달아나던 시민 중 일부는 등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일부 인권운동가들은 조준사격을 당한 듯 총탄세례를 받고 숨졌다. 총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사건을 아일랜드인들은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이라고 부른다.

U2의 취지는 단순히 영국군의 잔혹성을 폭로하는 게 아니었다. 진정한 평화를 노래하는 것이었다. 그날 한 가톨릭 주교가 흰 손수건을 흔들며 부상자를 향해 허리를 굽히고 뛰어가는 장면이 방송됐다. 보노는 발포 중단을 요청하는 하얀 손수건에 큰 영감을 받았다. 그의 눈에 그 손수건은 굴욕적 항복의 백기가 아니라 폭력 중단을 요청하는 용기 있는 저항으로 비쳤다. U2는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흰 깃발을 휘날리는 퍼포먼스와 함께 평화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깃발은 삼색의 아일랜드 깃발도, 영국의 유니언잭도 아니다. 흰 깃발은 항복이 아닌 폭력의 중단과 평화를 상징했다. 어떤 이념도 생명의 소중함을 대신할 수 없다.

50년 6월 25일 일요일. 우리의 ‘피의 일요일’! 그날 이후 이 아픈 역사적 상처는 우리의 기억과 마음에 여전히 깊게 새겨져 있다. U2의 가사처럼 ‘우리는 언제까지 이 노래를 불러야 할까.’(How long must we sing this song?) 다음 주 한국전쟁 69주년을 기억하며 속히 이 땅에 평화의 하얀 깃발이 펄럭일 수 있기를 기도한다. 12월 8일 U2의 내한 공연은 그래서 더 기대된다. 이날 역시 일요일이다.

“일요일, 피의 일요일. 이제 진짜 전쟁이 시작됐어. 예수께서 이루신 (평화의) 승리를 성취하는 거야.”(U2,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 중)

윤영훈 (성결대 교수)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