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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무풍지대 신오쿠보는 한류로 뜨거웠다



한·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음에도 일본 도쿄의 한인타운 신오쿠보는 뜨거웠다. 정치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일본의 10~20대는 K팝을 비롯한 한류가 좋아서 신오쿠보를 즐겨 찾고 있다.

지난 5일 신오쿠보 거리 곳곳에 자리 잡은 한국어 간판의 치즈핫도그 가게 앞은 교복 차림의 학생들로 북적였다. 주말에는 방문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전철역을 빠져나오는 데만 수십 분이 걸린다고 한다.

신오쿠보는 한국 음식과 화장품, 연예인 캐릭터 상품 등을 파는 점포가 즐비한 곳이다.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로 욘사마(배용준) 열풍이 일면서부터 이곳에 일본인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일본 내 반한(反韓) 감정이 커지면서 이곳 한인 상권도 큰 타격을 입었다. 매출이 급감해 문을 닫는 점포가 속출했다. 그러다 2년 전부터 엑소,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인기가 치솟으면서 다시 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신오쿠보에서 한국어학원을 운영하는 이승민씨는 “예전에는 이곳을 30~50대 여성이 많이 찾았다면 지금은 10~20대가 찾는다. 완전히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K팝 팬인 이들의 입맛을 겨냥한 치즈핫도그, 치즈닭갈비집 수십 곳이 성업 중이다. 이들 소비층은 앞선 세대와는 달리 한·일 관계가 아무리 나빠져도 발걸음을 끊지 않기 때문에 상인들이 안심하고 있다고 한다. 마이니치신문 서울특파원을 지낸 오누키 도모코 논설위원도 “신오쿠보 인파를 보면 한류 붐은 굳건하며,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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