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아 전복시킨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불과 두 달 전 유럽 다른 지역에서도 충돌 사고를 낸 것을 현지 검찰이 확인했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는 관련 의혹을 사전에 접했지만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손놓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헝가리 매체 24.hu는 현지 검찰을 인용해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유리 C(64)가 지난 4월 1일 네덜란드에서 유조선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던 유람선의 선장과 동일인물이라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4명이 다친 사고 당시 유람선은 바이킹 시긴호와 같은 회사 소속으로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겐트로 향하던 중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유리 C 선장은 이번 다뉴브강 사고를 낸 직후 개인 스마트폰에서 관련 데이터를 삭제했다. 유리 C 선장은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을 맡은 지 2개월쯤 된 것으로 알려져왔다. 네덜란드에서 4월에 사고를 낸 직후 곧바로 부다페스트로 와서 바이킹 시긴호를 몰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외교부는 앞서 같은 내용의 의혹을 확인하고도 헝가리 검찰의 수사방침을 핑계 삼는 데 급급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헝가리 검찰이 관련사실을 언론에 발표하기 전 국민일보의 확인 요청에 “헝가리 사법당국은 법정에 가기 전까지는 자세한 수사사항을 공개 않는 게 수사원칙”이라며 “사고를 낸 선장이 언제부터 다뉴브강에서 근무했는지 확인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외교부는 4월 사고 장소인 네덜란드 현지나 사고선박, 바이킹 시긴을 소유한 업체 측에도 따로 문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효석 기자, 부다페스트=박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