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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프랑스 찾는 트럼프… 反트럼프 시위 비상

도널드 트럼프(왼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과 엘리자베스2세(두 번째) 영국 여왕이 3일 런던 버킹엄궁 앞에서 영국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맨 왼쪽은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흘간 영국을 국빈방문한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 대한 내정간섭처럼 비쳐질 수 있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가운데 3일 유럽 순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흘간 영국을 방문한 뒤 5일 아일랜드, 6일 프랑스를 잇달아 찾는다. 런던 등 영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가 예정돼 있어 그의 유럽 방문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 웨스트민스터 사원 방문을 시작으로 영국 국빈방문에 돌입했다. 오후엔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만찬을 가졌다. 4일에는 테리사 메이 총리와 조찬을 함께하고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영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도 다수 참석하는 이번 회담에선 양국 무역협정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5일에는 남부 포츠머스로 이동해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문 이틀째인 4일 오전 런던에선 시위대 수십만명이 모여 반트럼프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영국 국회의사당 근처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20피트(약 6m) 크기의 ‘트럼프 베이비’(기저귀 찬 아기 트럼프 풍선)도 떠오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20세기 파시스트”라고 맹비난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 풍선을 날리는 것을 허가했다고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영국을 찾았을 때도 시위대 25만명이 런던에 집결했고, 트럼프 베이비 풍선이 설치됐다. 맨체스터, 버밍엄, 벨파스트에서도 트럼프 반대 시위가 열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와 차기 총리 선출에 대해 내정간섭에 비견될 만한 언사를 쏟아내 영국 민심을 들끓게 했다. 그는 메건 마클 왕자비를 비난한 것에 대해선 “나는 결코 마클을 향해 ‘형편없다(nasty)’고 하지 않았다. 가짜뉴스가 지어낸 것”이라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영국 언론은 해당 발언이 녹음돼 있는 인터뷰 녹취본을 공개했다. CNN방송은 “트럼프는 영국 방문 전날 저녁 외교적 관례(diplomatic etiquette)를 산산조각 냈다”며 “그의 발언은 이번 방문이 양국의 특별한 관계에 도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연일 구설에 올랐던 트럼프 대통령과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장소는 결국 섀넌 공항으로 정해졌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둔버그에 있는 자신의 골프리조트에서 해야 한다고 고집했지만, 아일랜드 정부의 권한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논란이 빚어지자 숙박만 이곳에서 하기로 했다.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6일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가장 큰 변수다. 통상적으로 이런 성격의 기념식에선 동맹국 간 통합과 희생정신을 강조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략적으로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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