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중 ‘비장의 무기’ 만지작… “미, 압박 계속 땐 희토류 수출 제한할 수도”

희토류 함유 광물. 국민일보DB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자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공식 거론하고 나섰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희토류의 대미 보복 카드 가능성을 제기하자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중국의 희토류 강국 지위 등을 부각시키며 지원사격을 했다. 중국은 또 인터넷을 완전히 개방하라는 미국 요구를 거절한 데 이어 인터넷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금지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월 5~7일 사흘간 러시아를 국빈방문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29일 발표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통해 미국에 대응하는 중·러 양국 밀월 관계를 한층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이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상품을 이용해 오히려 중국 발전을 저지하고 압박하려 한다면 중국 인민들은 불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국의 희토류를 미국으로 수출해 현지 반도체나 첨단 장비 제조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 미국이 이를 무역전쟁의 도구로 역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세계 최대 희토류 공급 국가로서 중국은 개방, 협조, 공유 방침에 따라 희토류산업 발전을 추진해 왔다”면서 “중·미 양국은 산업사슬이 고도로 융합되고 상호 보완성이 강해 갈등이 생기면 모두 다친다”고 경고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중국은 세계 1위 희토류 생산 대국인 반면 많은 선진국은 희토류 수요 대국”이라며 “미국의 전자 및 군사 제품 등 많은 분야가 중국의 희토류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도 사설을 통해 “미국이 중국에 계속 압박을 가한다면 중국이 희토류라는 무기를 들고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미국은 희토류 광산이 있지만 이를 채굴하고 완전한 산업사슬을 갖추는 데 몇 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방러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통해 최근 한층 밀착하고 있는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4월 말에 이어 한 달여 만에 또 이뤄지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인터넷을 완전히 개방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고, 이는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한 가지 이유로 작용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이 인터넷을 완전히 개방하고, 외국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이 데이터를 중국 내에 저장해야 한다는 법규 완화도 요구했다”며 “그러나 중국의 완전한 인터넷 개방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상당수 외국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다.

중국은 오히려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터넷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기업들은 중국 내 인터넷 트래픽을 해외로 반출할 수 없고, 정부 기관이 국가안보 등의 이유로 데이터를 요청하면 이를 제공해야 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