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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때문에 책 읽어요”… 서점가 때아닌 인문학 바람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가 독서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BTS가 지난달 중순 발매한 앨범 ‘MAP OF THE SOUL: PERSONA(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제작에 영감을 준 ‘융의 영혼의 지도’(문예출판사)가 국내 인터넷 서점뿐만 아니라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올랐다. BTS 멤버들이 평소 읽는 다른 책들도 독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문예출판사 관계자는 16일 “‘융의 영혼의 지도’는 4년 전에 나왔는데 이 책이 BTS 앨범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찾는 이들이 갑자기 늘어나 1만5000부 넘게 인쇄했다”며 “대중적으로 읽힐 수 있는 책이 아닌데도 인기를 얻은 게 좋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 심리학자 머리 스타인이 쓴 이 책은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학 개론서다.

스타인은 이 책에서 융의 분석 심리학 이론을 지도 제작 과정에 빗대 설명한다. 자아에서 출발해 콤플렉스, 페르소나와 그림자, 아니마와 아니무스, 개성화, 동시성 등 융이 제시한 9가지 개념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색한다. BTS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모티브로 2집 앨범 ‘WINGS(윙스)’를, 에리히 프롬의 에세이 ‘사랑의 기술’로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각각 만들기도 했다.

해당 도서들도 각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BTS는 노래에 ‘나 자신을 사랑하라’ ‘가면을 벗고 참된 나를 찾아라’ 등과 같이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고, 이 메시지를 인문학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책을 자료로 참고한다. BTS가 이런 방식으로 곡 작업을 한다면 출판계에 지속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BTS가 우연히 노출하는 책도 인기다. 지난 2월 BTS 멤버 뷔는 공항에서 ‘말의 내공’(행성B)이란 책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출판사는 뷔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제목을 인쇄한 책을 선보였다. 멤버들이 다 좋아하는 책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로 스테디셀러다. BTS와 관련해 회자되는 책이 워낙 많아지자 매대를 별도로 운영하는 대형서점도 생기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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