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피플] 구독자 7만 ‘햇살콩’ SNS로 묵상 캘리그래피 전파하는 김나단·김연선 부부

김나단(왼쪽), 김연선씨 부부가 지난 1일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자신들이 펴낸 책 ‘하나님의 때’를 소개하고 있다.
 
남편 나단씨가 하나님께 받았던 마음을 부인 연선씨가 쓰고 그린 그림.


남편은 이따금 아내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그리고 말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혜를 주시는 것 같다.” 아내는 남편의 말에 “아멘” 하고 답했다. 부부는 시종일관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사랑의 눈길을 보냈다.

지난 1일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나단(30)·김연선(29)씨 부부. 이들은 최근 자신들의 SNS에 올린 글을 엮어 ‘하나님의 때’(규장)를 출간했다. 출간 3일 만인 이날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 종교부문 인기도서 1위를 기록했다. 부부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며 “우리 모두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부가 운영 중인 SNS 계정 이름은 ‘햇살콩’이다. 남편 나단씨는 “복음을 전하는 씨앗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며 뜻을 설명했다. 햇살콩에서 아내 연선씨는 성경 말씀을 캘리그래피와 함께 그림을 그려 표현하고, 남편은 글을 쓰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마음속에 걱정이 가득 찰 때가 하나님께 흰 도화지를 내어 드려야 할 때입니다.” “오늘 걱정하고 싶은 유혹이 올 때, 그 걱정거리가 무엇이든 오로지 하나님만을 신뢰하기로 선택하라.” 이런 경구들이 매일 7만명이 넘는 독자들에게 흘러간다.

이들 부부가 처음부터 하나님의 때를 마냥 긍정적으로, 기쁨으로 기다렸던 건 아니다. 부부는 2015년 결혼 후 함께 가려던 유학을 포기하고 학자금 대출금을 갚기 위해 생활 전선에 먼저 뛰어들었다. 신혼생활은 연선씨가 살던 처가의 2평(6.6㎡)짜리 방에서 시작했다. 신학대를 졸업한 나단씨는 이삿짐을 나르는 일을 했다. 한 달 만에 몸무게가 10㎏이 빠질 정도로 힘들었다. 불평하고 비교할 것 투성이였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나단씨에게 하나님은 ‘그곳이 바로 선교지’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렇게 하나님의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니 모든 게 달라 보였다. 함께 일하던 몽골 출신 동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집으로 초대해 한국 음식을 먹었고 복음을 나눴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교회를 다니지 못했던 한 몽골 형제는 이들과 함께 신앙을 회복하기도 했다.

나단씨는 “책은 하나님의 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건 하나님의 관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동안 인간의 시선으로 현재 상황과 환경을 바라보면 절망 속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그렇지만 하나님의 관점으로 삶을 들여다보고 성찰한다면 거기서부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기도제목도 그런 바람이 담겼다. 햇살 콩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말, 듣고 싶어하는 말만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고 싶은 말씀, 그의 관점을 전하고자 한다. 실제로 이들의 글과 그림이 단순한 위로를 넘어 복음을 전하는 통로로 사용되기도 했다.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두고 있다는 한 20대 초반 여성의 사연이었다. 그녀는 이들이 만든 말씀 캘리그래피와 글을 불신자인 아버지에게 매일 보여주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SNS에 사연을 올렸다. 그러자 많은 독자가 그녀의 사연에 댓글을 달며 중보기도를 하겠다는 마음을 전해왔다.

김씨 부부도 직접 가족사진을 그려 넣은 액자와 함께 식사권을 선물했다. 얼마 뒤 그녀로부터 도착한 답장에는 선물 받은 액자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아버지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람들의 응원 댓글과 중보기도를 접한 그녀의 부모님은 그날 이후 믿음에 대해 점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연선씨는 “이런 사연을 만나면 독자들의 피드백과 사연을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다”면서 “SNS라는 공간에 복음을 흘려보내는 일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매일 가정예배를 드리고 말씀 묵상 시간을 빼놓지 않는다. 하나님의 영감 없이는 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선씨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인기에 맞춰져 있다면 그건 이미 죽은 것”이라며 “충분히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작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작업해야 글과 글씨를 접하는 이들도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단씨도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메시지라도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여 담대히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부부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때를 기다린다고 말할 때는 문제와 고난을 해결할 수 없을 때이다. 그래도 하나님 붙들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하나님은 신실하시고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신다. 환경에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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