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잠시 끄고 십자가 묵상을




AD 33년 로마령 팔레스타인 유대 지방 예루살렘. 예수와 제자들은 안식일 다음 날인 3월 29일, 올리브산(감람산) 벳바게에 도착한다. 예수는 거기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간다. 군중은 종려나무(대추야자나무·요 12:13) 가지를 꺾어 환영했다.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예수는 3월 31일 화요일까지 성전 정화와 무화과나무 저주, 성전과 장래에 관해 예언하고, 4월 1일 수요일 베다니 한센병 환자 시몬의 집에 머물다가 한 여인에 의해 머리에 향유를 부음 받는다. 2일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만찬을 나누고 겟세마네로 가서 기도한 뒤 체포된다. 밤새 심문을 받았고 3일 금요일 이른 아침, 총독 본디오 빌라도 앞에서 재판을 받는다. 이어 채찍에 맞으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향한다. 예수는 오전 9시 십자가에 달렸고 6시간 만인 오후 3시 숨을 거둔다.

14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종려주일이다. 15일부터는 고난주간이다. 신자들은 이 기간 십자가를 묵상하며 예수처럼 십자가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한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최후의 만찬이 있었던 목요일과 십자가 죽음의 날인 금요일은 행동을 절제하고 금식하는 전통을 지켜왔다.

대한성공회 유낙준 의장주교는 “사순절의 핵심 단어는 ‘단식’ ‘기도’ ‘자선’이며, 이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단식”이라며 “먹지 않음으로 인간이 누구인지 깨닫고 우리가 하나님의 수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난주간의 경건 훈련을 통해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을 살자고 권면했다.

대한기독교서회는 고난주간 동안 아침 말씀묵상, 점심 읽기묵상, 저녁 음악묵상을 할 수 있도록 묵상집 ‘아르마 크리스티 십자가에 달리다’를 펴냈다. 아르마 크리스티란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처형할 때 썼던 각종 형구(刑具)를 뜻한다. 세 개의 못과 망치, 채찍과 창 등 잘 알려진 도구뿐 아니라 사다리 주사위 은화까지 포착해 예수의 고난을 묵상하며 신자는 어떤 존재로 살아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은 ‘북한을 위한 고난주간 및 부활절 기도노트’를 제작했다. 고난주간 동안 매일 노트에 수록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박해와 고통 속에 살아가는 북한 동족을 위해 기도한다. 이를 통해 북한돕기 정기후원을 신청받아 북한 보육원, 산골학교 아동 5만여명에게 식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팻머스문화선교회는 고난주간 미디어 회복 캠페인을 펼친다. 고난주간만큼은 자발적으로 TV나 영화, 인터넷 스마트폰을 끄거나 멀리함으로써 예수의 고난을 되새긴다.

신상목 김나래 김동우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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