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좁은 문, 고난주간 그 의미가 던지는 무게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고난받은 시간을 묵상하며 보내는 고난 주간이 다가왔다. 주님은 우리에게 저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셨다. 그 길은 결코 편한 길이 아니다. 좁은 길이요, 어쩌면 광야일지도 모른다. 게티이미지






고난주간이 시작된다. 나들이하기 좋은 찬란한 이 봄에 기독교인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침잠한다. 십자가와 고난, 세상 사람들에겐 낯설고 무의미한 단어다. 하지만 기독교인에게는 결코 떼어낼 수 없는 표상이 된다. 이처럼 기독교인에겐, 세상에서와 다른 무게를 지닌 채 존재하는 말들이 더 있다. ‘광야’와 ‘좁은 문’이라는 말이 꼭 그렇다.

존 비비어의 광야에서
존 비비어 지음/정성묵 옮김/두란노


일상이 무너지고 인생이 곧 끝날 것만 같은 어려움이 몰려올 때를 그리스도인은 ‘광야’라 부른다.

약속의 땅 ‘가나안’을 갈구하며 거친 광야를 40년간 헤맸던 이스라엘 자손처럼 고난과 실패 등 갖가지 어려움을 겪는 때다. 이 시기엔 하나님이 당신의 자녀인 우리의 고난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아 심히 고통스럽다.

광야는 죄 많고 믿음이 부족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일종의 형벌일까. ‘순종’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현재 교회사역단체 ‘메신저 인터내셔널’ 대표로 활동 중인 존 비비어 목사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광야를 겪기 때문이다. 믿음의 선진인 모세 다윗 욥 바울 등 성경 인물 역시 광야를 경험했다.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고 하나님께 인정을 받은 직후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았다. 어떤 죄도 지은 적이 없는데 말이다.

저자는 광야를 형벌이 아닌 ‘신앙 성숙을 위한 하나님의 훈련 장소’로 정의한다. 그는 “광야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의 공통된 기착지”라며 “예수의 제자로서 건강한 성숙을 이루려면 광야를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통과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광야를 거쳐야만 주님이 약속한 땅, 새로운 성숙과 축복, 기회를 경험할 수 있으므로 불평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하자”고 제안한다.

어떻게 해야 광야의 시기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을까.

저자는 본문에 수록된 ‘광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팁’ 12가지를 참고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라’ ‘스스로 해결사가 되려는 유혹을 뿌리치라’ ‘진정한 동역자를 찾으라’ ‘광야의 경험을 세세히 기록하라’ 등이 여기에 담겼다. 광야에 홀로 있다고 느끼는 그리스도인이 영적 근육을 키우고 순종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길라잡이가 돼줄 책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좁은 문, 좁은 길
폴 워셔 지음/황영광 옮김/생명의말씀사


‘좁은 문’ 하면 반사적으로 떠올리는 장면이 있다. 교회학교 여름수련회에서 ‘천로역정’ 프로그램을 하던 기억이다. 각종 유혹을 잘 헤쳐 나왔다고 안도하며 갈림길에서 무심코 넓은 길로 들어섰다 탈락했던 순간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당시 교회학교 선생님은 마태복음 7장 13~14절을 읽어주며, 절대 잊지 말라고 했다.

2002년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선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소년 집회가 열렸다.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폴 워셔 목사는 “다시는 설교할 수 없을 것처럼 설교하겠다”며 “과연 당신이 구원받은 증거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 중에서도 지옥 갈 사람이 적지 않다며 일갈했던 그의 설교는 청소년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적잖은 목회자의 반발을 불러왔다.

워셔 목사는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믿음으로만 얻을 수 있다”며 믿는다는 고백 한 번으로 구원을 확신하는 사람들을 질타했다. 또 “예수님은 참그리스도인이 됐음을 증명하는 징표 중 하나가 바로 좁은 길을 걷는 것이라 가르친다”며 “성경에 비춰 과연 당신이 그 길 위에 있는지 검증하라”고 역설했다.

다소 극단적이지만 쉬운 예시도 들었다. 그는 “내가 약속된 설교 시간에 늦게 도착한 이유가, 시속 160㎞로 달리던 30톤짜리 트럭에 치였기 때문이라며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면 미치광이나 거짓말쟁이로 여기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이어 “오늘날 그토록 많은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다고 고백하는데도 어떻게 전혀 변하지 않을 수 있느냐”며 삶에서 열매를 맺지 못한 채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이 책은 마태복음 7장 13~27절을 본문으로 당시 설교했던 내용을 엮은 것이다. 분량은 100쪽이 채 안 되지만 던지는 충격파는 만만치 않다. 이정규 시광교회 목사는 추천사에서 “누군가 내가 죽기 직전에도 이런 설교를 해주면 좋겠다”고 적었다. 구원에 대해 이토록 직설적인 설교를 한국에선 듣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책의 소장가치와 추천지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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