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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채식인구 잡아라”… 대체육류 시장 놓고 대격돌

롯데푸드의 ‘엔네이처 제로 미트 너겟’ ‘엔네이처 제로 미트 까스’. 롯데푸드 제공
 
동원F&B가 미국 식물성 대체육류 생산 업체 ‘비욘드미트’와 함께 출시한 ‘비욘드버거’. 동원F&B 제공


국내 식품업계가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대체육류에 주목하며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친환경적이면서도 윤리적인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고, 채식주의자 수 역시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성패가 달려 있다고 조언한다.

롯데푸드는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론칭하고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를 판매한다고 10일 밝혔다. 식물성 대체육류는 채소와 콩, 견과류 등에서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고기 본연의 맛과 식감을 구현한 것이다. 두 제품 모두 식물성 원료만 사용해 만들었다.

앞서 동원F&B는 지난달 미국 식물성 대체육류 생산 업체 ‘비욘드미트’와 손잡고 국내에 ‘비욘드버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온라인에서만 5000팩 이상 팔리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동원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이달 중 대형마트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푸드 역시 향후 시장 가능성이 밝다고 보고 도전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

식물성 대체육류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과도한 육류 소비가 환경 오염과 건강 악화를 초래해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쇠고기 200㎉당 이산화탄소를 약 24㎏ 배출하는데, 이는 콩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같은 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축산농장에서 내뿜는 온실가스 양이 전체의 14.5%를 차지했다. 육류 소비를 줄일수록 온실가스도 감축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나친 육류 소비로 인한 건강 악화도 소비자들이 식물성 대체육류로 눈을 돌리게 했다. 콩의 경우 단백질 함량은 높은 반면 콜레스테롤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 같은 이유로 앞으로 식물성 대체육류 소비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얼라이드마켓 리서치는 2025년 고기 대체식 시장 규모가 75억 달러(약 8조5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모바일 커머스 티몬이 지난 1월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콩으로 만든 스테이크와 햄 등의 판매율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9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채식주의자도 약 150만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며 관련 소비를 늘리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체육류가 고기 본연의 맛을 살려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젊은 소비자들은 기왕이면 친환경적이면서도 윤리적인 제품을 구매하려 한다”면서도 “고기 본연의 풍미를 살린 제품은 분명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고기의 맛과 식감을 완벽히 구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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