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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신종수] 8282에서 5G까지



일상 생활에서 LTE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벌써 5G란다. 집전화와 공중전화만 있던 1984년 카폰으로 불리는 1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음성통화만 할 수 있는 1세대 이동통신 이후 우리 이동통신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88년 휴대전화 서비스가 처음 시작됐고, 96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2세대 이동통신이 도입되면서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삐삐(무선호출기)를 사용하던 시절 문자를 보낼 수 없어 빨리 응답하라는 의미로 ‘8282(빨리빨리)’를 치던 기억이 그리 멀지 않다. 휴대전화로 사진과 동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건 2002년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이어 2011년 4G 시대가 시작되면서 지금의 LTE가 등장했다.

8282로 상징되는 빨리빨리 문화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로 연결됐다. 미국 이동통신 1위 업체 버라이즌이 4일 5G 통신을 개통하려하자 한국 통신 당국과 업체들이 3일 밤 기습적으로 먼저 개통했다. 5G 상용화 최초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3G, 4G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5G 통신은 기존 LTE보다 전송 속도가 20배 빠르고 처리 용량도 100배 많다. 많은 소비자들이 5G가 굳이 필요한지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4차산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주행 도중 돌발 상황에 빠른 속도로 대응하려면 이 기술이 필요하다. 전송 속도와 함께 응답 속도도 중요하다. 5G에서는 이 응답 속도가 약 10배 더 빨라진다. 자율주행차처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중앙 서버와 주고받는 데 이 기술이 사용된다.

또한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1㎢ 안의 100만개 기기에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례로 퇴근 후 자율주행차로 집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집안 조명이 켜지고, 에어컨이 가동되고, 밥이 되고, 청소기가 움직이는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른바 초고속·초대용량·초저지연·초연결이 5G의 특징이다. 5G가 창출할 사회경제적 가치는 2030년에 47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5G를 사용할 기기나 콘텐츠 기술을 개발하는 일이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은 땄지만 아직은 기기나 콘텐츠 기술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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