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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지율 30%대 회복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까닭은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2년5개월 만에 30%대 지지율을 회복했다. 최근 미세먼지 악화와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등에 따른 반사이익과 황교안 대표체제 등장에 따른 컨벤션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당 주변에서는 당분간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세먼지 대책 부재, 인사청문회 정국이 이어질 경우 조만간 더불어민주당과의 ‘데드 크로스’(지지율 역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표출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도 “우리가 잘해서 지지율이 오른 게 아니다”며 자만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4∼8일 전국 성인 남녀 25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 포인트)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30.4%로 지난주 대비 1.6% 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37.2%로 지난주보다 1.1% 포인트 하락하면서 양당 간 격차는 7% 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리얼미터는 1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당의 상승세는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미세먼지 악화 등 민생·경제의 어려움 가중에 대한 반사이익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4·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당 지지율이 44.7%로 지난주 대비 9.0% 포인트 급등하면서 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보궐선거 출마 후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남 창원을 방문한 황 대표는 당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 “국민께서 이 정부의 폭정에 대해 심판을 시작했다”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문재인정부의 민심과 거리가 먼 행보가 결국 한국당 지지율을 올렸고, 대안정당으로서 한국당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도 반영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30%대 지지율 회복에도 한국당 내부가 마냥 축제 분위기는 아니다. 한 중진 의원은 “최근 당 지지율 상승이 정말로 한국당의 자체 노력에 힘입은 결과는 아니지 않느냐”며 “일시적 지지율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난달 전당대회 국면에서 지지율 상승 소식과 함께 태극기 세력이 전면에 나서면서 당의 이미지가 더욱 악화됐던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세는 외부 요인에 의한 일시적 현상에 가깝다”며 “근본적 변화 없이는 지지율 상승세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수 없다”고 전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한국당이 당장 황 대표의 컨벤션효과에 따른 지지율 상승에만 의존해 스스로 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나중에 황 대표에게 위기가 봉착했을 때 같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의원들 징계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한국당 지지율 상승세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실장은 “황 대표가 지금까지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당내 갈등을 의식,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 없이는 지지율 상승 견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그야말로 웃고 있으면서도 살얼음판 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이형민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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