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10, 디스플레이 한계 극복… 성능·감성이 한손에 쏙~



2010년 갤럭시S가 처음 나온 후 10년간 삼성전자와 애플은 서로를 닮아가며 엇비슷해졌다. 10년이 지난 지금 기능적인 면에서 갤럭시와 아이폰은 큰 차이가 없다. 한쪽에서 되는 건 다른 쪽에서도 대부분 된다. 갤럭시가 부족한 건 단 한 가지 사용자의 주관적 만족감이다. 성능은 만족스럽지만,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뭔가 아쉬웠다. 사람으로 치면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지만 매력은 평범했다.

하지만 갤럭시S10을 2주가량 써보면서 이런 편견은 완전히 사라졌다. 갤럭시S10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축적한 기술을 빼곡히 채워 기능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사용자경험(UI) 등 감성적인 영역도 섬세하게 다듬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출시 10주년을 맞아 칼을 제대로 갈고 나왔다는 게 빈말이 아니었다.

지난해 갤럭시S9, 노트9과 S10의 차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디스플레이다. S10에는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지금까지 전면 상단부는 카메라, 조도센서 등 각종 센서가 차지하고 있었다. S10은 전면 카메라를 제외하고 나머지 센서는 다 디스플레이 안으로 넣었다. 덕분에 전면은 ‘카메라 홀’을 제외하고 모두 화면으로 채워졌다. S10의 상단 베젤은 S9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화면 비율은 19대9로 노트9의 18.5대9보다 조금 더 길어졌다.

수치상으론 화면 면적이 조금 더 넓어졌을 뿐인데 시각적 만족도는 그 이상으로 높았다. 화면 말고는 시야에 들어오는 게 없기 때문이다. 카메라 홀은 거슬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생각한 것보다는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아직 19대9 화면 비율에 맞게 세팅된 앱이 많지 않아서 전체 화면을 제대로 쓸 일이 적었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제품은 작아졌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같은 S10과 노트9을 같이 들어보면 S10이 한 손에 더 잘 들어온다.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덕분에 화면은 키우면서 제품 크기는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제품이 가볍다는 것도 S10의 매력이다. S10e는 150g, S10과 S10+(플러스)는 각각 157g과 175g이다. 목업(실물 크기의 모형)을 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벼웠다.

카메라는 양과 질에서 모두 만족스러웠다. 우선 후면에 트리플 카메라는 훌륭한 선택이다. 노트9 까지만 해도 같은 조건에서 광각과 망원 카메라로 촬영하면 색 밸런스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S10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 광각, 초광각, 망원 어느 걸로 찍어도 색이 틀어지지 않았다. 특히 초광각 렌즈는 왜곡을 잘 바로잡아줬다. 지난해 보급형 모델에서는 초광각 사진을 찍으면 직선이 곡선으로 나올 정도로 왜곡이 있었는데, S10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또 라이브포커스의 경우 노트9까지는 망원 카메라를 메인으로 사용해 좁은 화각으로 촬영을 해야 했다. 하지만 S10은 광각 카메라로 라이브포커스 사진을 찍어서 좀 더 넓은 화각으로 사진을 담아 이전보다 다양한 구도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셀카를 찍을 때 타이머를 작동시키면 전면 카메라 홀 부근에 ‘링 애니메이션’이 나타난다. 타이머가 작동되는 걸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편리한 데다, 시각적 만족도도 높다. 섬세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인상을 준다.

동영상 촬영을 할 때 흔들림을 잡아주는 ‘슈퍼 스테디’ 기능은 조금 과장해서 짐벌(카메라가 흔들리는 걸 잡아주는 장치)이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았다. 손에 S10을 들고 걸으면서 영상을 찍어도 흔들림은 미세한 수준이었다. 1인 크리에이터나 동영상을 많이 찍는 젊은 층이 열광할 만한 기능이다.

그동안 제품 뒷면에 있던 지문인식 기능도 디스플레이로 들어갔다. 초음파 스캐너로 지문의 굴곡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손가락에 물이 묻어도, 과자 부스러기가 있어도 인식은 잘 된다. 단 지문을 인식하는 영역이 제한적인 점은 아쉽다. 손가락을 스캐너가 있는 위치에 정확하게 올려야 인식이 잘 된다. 문제는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 가이드가 안 나온다는 점이다. 어림짐작으로 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처음 도입된 무선충전 공유 기능은 조만간 경쟁사들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유용하다. 집에서 갤럭시워치, 갤럭시버드 등을 충전하지 않고 나와도 스마트폰을 통해 충전이 가능하다. 물론 무선충전 기능이 있는 주변기기가 함께 있어야 하지만, 이렇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생태계 확장이라면 기꺼이 동참할 용의가 있다.

S10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건 전원 버튼의 위치다. 이전 제품들보다 위쪽에 있어서 S10을 자연스럽게 손에 쥐었을 때 전원 버튼에 손이 닿지 않는다. 버튼의 위치가 조금만 더 아래였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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