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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갑상선암 수술 후 호르몬제 꼭 먹어야 하나



갑상선은 목의 앞쪽 한가운데 튀어나온 갑상연골 아래에 너비 4㎝, 길이 5㎝ 정도 되는 나비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를 원료로 갑상선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필요한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장기이다. 갑상선이 만들어낸 호르몬은 체온, 심장박동, 호흡, 위와 장의 운동 등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암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갑상선암의 종류, 크기, 환자의 나이와 병기 등에 따라서 수술 범위가 결정된다. 수술은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와 우엽과 좌엽 중 한 쪽만 절제하는 엽절제로 나뉜다. 갑상선암 수술 후에는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첫 번째는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보충하는 경우다.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면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낼 수 없어 외부에서 보충해야 한다. 갑상선을 한 쪽만 절제한 경우 남아있는 갑상선이 우리 몸에 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어낼 때는 호르몬을 꼭 복용할 필요는 없지만, 남은 갑상선에 염증이 있거나 기능이 떨어져 제 역할을 잘하지 못하면 소량의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할 수 있다.

두 번째 목적은 갑상선암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면 뇌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도록 자극하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호르몬이 증가하는 경우 미세하게 남아있는 갑상선 조직을 자극해 갑상선암이 증식할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보충하는 용량 이상으로 복용하면 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암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의 복용량은 3~6개월 간격으로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하면서 갑상선암의 전이 정도와 암 병기에 따라 각 환자마다 정하게 된다. 갑상선 호르몬제를 과량 복용해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장기간 억제하면 암 재발 억제효과가 있지만 갑상선 중독증상 발생, 허혈성 심장질환자의 협심증 악화, 노인의 부정맥위험 증가, 폐경 후 여성의 골다공증 위험 증가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기대효과와 위험성을 잘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

김홍일<원자력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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