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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 “미세먼지, 중국서 온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 있나?”



중국 정부가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 책임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연일 발뺌하고 있다. 한국 내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날아온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취지다.

루캉(사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중 공동 비상저감조치 발언 관련 질문에 “관련 보도를 알지 못한다”면서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이라는 주장에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이어 최근 이틀간 베이징의 미세먼지는 서울만큼 심하지 않았다며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매우 복잡하다. (미세먼지) 관리는 과학적 태도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한·중 협력에 대해서는 “협력은 당연히 좋은 일”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부서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일각의 ‘중국 책임론’을 부인한 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현지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류여우빈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당시 “최근 몇 년간 중국 공기 질은 좋아졌지만,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는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높아졌다”며 “초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이산화질소 농도는 서울이 중국 주요 도시보다 매년 높았다”고 주장했다.

류빙장 생태환경부 대기국장도 지난 1월 월례브리핑에서 한국을 빗대 “다른 사람을 탓하기만 하다가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스스로 미세먼지 관리에 힘쓰기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중국 공기 질이 개선됐다는 중국 측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 펀웨이평원 등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지난달 기준 108㎍/㎥를 기록해 전년 대비 40% 상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공식 통계자료를 인용해 5일 보도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30% 이상 낮췄다고 자랑했던 것과 달리 올해 전인대에서는 미세먼지 감축 성과나 목표를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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