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본선보다 힘든 미 민주당 경선, 블룸버그도 “대선 불출마”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미국 민주당의 2020년 대선 ‘잠룡’으로 꼽히던 마이크 블룸버그(사진) 전 뉴욕시장도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5일 성명을 내고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를 꺾을 것이라고 믿지만, 주자들이 붐비는 민주당(경선)에서 후보로 지명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외곽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전날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직접 출마하든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든 최소 5억 달러(약 5600억원)를 대선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디어 기업 블룸버그통신의 창업주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555억 달러(약 62조53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거부다. 포브스 집계 기준으로 전 세계 9번째로 부자인 그는 민주당 후원그룹의 최대 ‘큰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 24명에게 총 1억1200만 달러(약 1260억원)의 선거자금을 댔고, 이 가운데 21명이 당선됐다.

그동안 대선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한 그는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최종 판단해 불출마를 결정했다. 뉴욕타임스는 블룸버그의 불출마로 또 다른 잠룡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출마를 압박하는 효과를 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이번에 왼쪽 노선으로 쏠린 민주당 대선 주자 가운데 중도 진영을 대표한다. 그는 “국가를 다시 화합시킬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설 민주당 후보를 지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2016년 아웃사이더 열풍을 몰고 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총 14명에 달한다. 클린턴 전 장관,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앞으로 최대 잠룡으로 꼽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민주당의 거부 후원자인 톰 스타이어와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회장 등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어 경선 후보는 2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유난히 많은 후보들이 몰린 것은 이들이 대선에서 승산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2020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겠다는 비율이 41%,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비율은 48%로 나왔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오는 6월 첫 후보 토론회와 함께 막이 오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