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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17년 노력’ 결실… 첫 민간 유인캡슐 시험발사 성공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의 데모-1 버전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이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 발사대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화염을 내뿜으며 솟아오르고 있다. AP뉴시스


유인 캡슐 안쪽에 마네킹 ‘리플리’가 타고 있다. 이 캡슐에는 최대 7명이 탈 수 있다. AP뉴시스


미국이 8년 만에 유인 우주탐사 사업에 재시동을 걸었다.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민간 기업 사상 최초로 유인 캡슐을 탑재한 로켓을 시험발사했다.

스페이스X는 오전 2시49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발사장에서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했다. 이 캡슐은 발사 11분 만에 로켓에서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다. 미국에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시민 5000여명이 케네디우주센터 주변에 모여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유인 캡슐 안에는 점검 차원에서 우주인 대신 마네킹 ‘리플리(Ripley)’가 탑승했다. 리플리는 공상과학영화 ‘에일리언’에서 외계생물과 싸우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을 딴 것이다. 영상 촬영기기와 센서 등을 장착한 리플리는 우주인이 비행 중 겪을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실제 우주인 탑승 조건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캡슐 안에 실험장비와 생활용품 등 180㎏에 달하는 짐도 실었다. 이번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오는 7월 미국 우주인 로버트 벤켄과 더글러스 헐리가 캡슐에 탑승한다. 벤켄은 발사 장면을 보면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유인 캡슐은 발사 후 27시간 동안 우주비행을 하고 3일 오전 6시쯤 ISS와 도킹에 성공했다. 캡슐은 8일 ISS에서 그동안 채취된 연구 샘플들을 가지고 귀환한다. 시험발사에서 가장 까다로운 과정은 도킹과 궤도 재진입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지구에 도착한 캡슐은 먼저 대서양에 떨어진 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진다.

이번 유인 캡슐 시험발사는 미국에서 8년 만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11년 30년간 이어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한 이후 ISS에 우주인을 보낼 때 매번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했다. 짐 브리덴스타인 나사 국장은 “오늘 우주비행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2011년 우주왕복선이 퇴역한 이후 미국 땅에서 미국산 로켓으로 미국인을 우주로 보내기 직전에 있다”고 밝혔다. NYT는 “멀지 않은 미래에 미국은 유인 우주여행 시대를 다시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민간 기업 중 최초로 유인 캡슐 발사에 성공한 스페이스X도 축제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훌륭하고 성공적”이라며 “스페이스X를 포함한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여기까지 오는 데 17년이 걸렸다. 그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기진맥진할 정도”라며 “우리는 올해 말에는 사람을 우주에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나와 스페이스X 직원들의 오랜 꿈”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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