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못 주는 한국교회, ‘복음’ 매력적으로 전할 방법 모색해야”

임성빈 장로회신대 총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필름포럼에서 문화 선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임 총장은 오는 25일 국민일보와 문화선교연구원이 공동 개최하는 ‘2019 문화선교컨퍼런스’의 인사말을 맡았다. 강민석 선임기자
 
문화선교연구원과 국민일보가 오는 25일 여는 ‘2019 문화선교컨퍼런스’ 포스터.


갈수록 다원화되는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가 사람들의 가치를 선도하고 문화적 대안이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다. 교회가 사회 속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원장 백광훈 목사)과 국민일보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열어갈 문화 선교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오는 25일 ‘2019 문화선교컨퍼런스: 교회 문화 그리고 미래’를 연다. 이를 위해 문선연 초대 원장이었던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총장을 만나 문화 선교가 나아갈 방향을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필름포럼에서 진행됐다.

-문화 선교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문화 선교는 한마디로 문화를 매개로 선교 역량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선교의 도구 혹은 대상으로서 문화를 바라보자는 시각이다. 어찌 보면 하나님 창조 이후 인간의 손길이 덧붙여진 모든 게 문화다.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모든 것을 문화 선교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굳이 문화 선교라고 부르는 이유는 문화를 선교적 도구로 활용하며 변혁의 대상으로 삼자는 점을 의도적으로 강조하기 위해서다. 문화 목회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신앙적 열매를 맺기 위한 노력을 일컫는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의의 열매가 가득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찬송이 되기를 원하노라’(빌 1:11)의 말씀처럼 삶의 열매를 세상과 잘 소통하도록 문화적 도구로 만들어 전하는 것이 문화 목회다.”

-뉴미디어의 성장 속에 다음세대의 신앙 정체성 약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인쇄술 발전 이전과 이후 시대의 복음 전달 방법은 달랐다. 마찬가지로 미디어란 변화하는 것이다. 미디어가 변화함에 따라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도 변한다. 이전 세대는 구전으로 전달되는 일방적 복음에 익숙했다면 젊은 세대는 동영상과 쌍방향적 소통이 익숙하다. 그들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기성세대의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신앙의 내용을 제대로 전수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문화 선교는 다음세대 전도를 위한 한국교회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효율적으로 짧은 시간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교회 모델이었다면 앞으로는 사람들의 삶을 신앙으로 두텁게 하는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 200만 정도로 추정되는 가나안 교인의 재복음화를 위해선 그들을 어떻게든 복음 아래 두도록 만드는 선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대중문화만큼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교회 와서 1시간도 앉아있기 힘든 세대다. 나머지 시간은 대중문화와 미디어의 영향을 받는다. 그 미디어 영역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조금 더 복음적인 가치관을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이런 역량을 갖추기 위해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들이 후배 목회자들에게 놓여있다. 학생들의 역량을 배가시킬 신학 교육의 혁신이 필요하다. 교단과 노회, 목회자들의 유기적인 협력도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문화적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할 일은 무엇인가.

“한국 사회의 영적인 책임은 기독교 스스로 져야 한다. 사람들이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말한다면 왜 우리만 갖고 그러냐며 반발할 게 아니다. 이 시대에 공공적 책임이 있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웃 사랑의 증인이 되라 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신앙은 개인적 구원의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웃 사랑의 공공적 역할을 극대화하는 것이 한국교회에 필요하다. 복음적 메시지를 세상이 체험할 수 있는 언어와 영상으로 바꿔 전하는 것이 문화 선교라면 공공신학적 노력과 문화 선교는 궤를 같이하는 일이다.”

-문화 선교를 위해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문화 선교를 하겠다고 세상 문화를 배우려다가 세상에 물드는 경우가 있다. 삼투압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복음으로 세상을 물들여야 하는 데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제대로 문화 선교를 하기 위해선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문화를 신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 셈이다. 이를 위해선 신학 훈련을 받아야 하며 성경 해석 능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는 신학대학원 3년의 과정으로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신학교를 졸업하고 문화를 신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공부가 끊임없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모자를 쓰고 교회를 나오는 이를 보고 버릇이 없다고 한 적이 있다. 문화는 상대적이고 변화하는 것인데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문화를 모두 본받고자 휘둘리는 것도 문제이며 하나님께서 무엇을 기뻐하실지 그의 뜻을 온전히 분별하는 영적이고 신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문화 선교란 무엇인가.

“크리스천에게 신앙은 뿌리이며 삶은 줄기, 문화는 맺혀지는 열매라고 비유할 수 있다. 한국교회의 신뢰가 추락함은 우리가 그리스도인다운 삶의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뿌리와 줄기 모두 건강해야 한다. 문화 선교는 보여주는 미디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전한 신앙인의 모습이 삶의 열매로 나타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모습을 보며 예수 믿고 싶다는 얘기가 나오는 선교가 문화 선교다. 이는 좋은 소설과 시 영화 등 문화의 다양한 장르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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