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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유채 물결·하얀 매화 향기… 화사한 봄처녀 ‘성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을 찾은 가족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린 매화나무 아래에서 단란하게 사진을 찍고 있다. 이곳에서 지난 8일 시작된 매화축제가 3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성산일출봉 인근 광치기해변 초록융단 같은 암반.
 
제주민속촌 입구에 피어있는 유채꽃과 수선화.


동백 피고 지면 매화, 다음은 유채, 그다음은 벚꽃…. 일반적으로 봄에 꽃들이 찾아오는 순서다. 하지만 올해 제주도에서는 달라졌다. 따뜻한 날씨에 꽃들이 피고 지는 시기가 겹치면서 한꺼번에 여러 가지 꽃을 볼 수 있게 됐다. 섬은 눈과 현무암의 하양과 검정으로 된 겨울색을 벗고 빨강, 하양, 노랑 등 다양한 봄빛 꽃등불을 내걸고 있다.

동백이 서서히 저물기 시작하면 그 뒤를 매화가 잇는다. 매화는 1월 중순부터 피어나기 시작해 2월 초순부터 활짝 펴 3월 말까지 흐드러진 모습으로 황홀경을 펼친다. 제주 전체에 골고루 분포하는 동백과 달리 매화는 몇몇 농원에 집중돼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한라산 중턱에 자리한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이다. 휴애리는 ‘쉴 휴(休), 사랑 애(愛), 마을 리(里)’를 조합한 ‘휴식과 사랑이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약 6만6000㎡ 규모 공원에 ‘제주 속 작은 제주’라 할 만큼 제주다운 것을 모아 놓았다.

휴애리는 원래 매화나무 농원이었다. 농원이 개방된 것은 제주 도민과 여행자들을 상대로 매실과 관련 식품을 직접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주인장이 오랜 세월 땀 흘려 나무를 심고 오솔길을 내는가 하면 곳곳에 휴식 공간과 체험 공간을 만들어 여행자와 공유하고 있다.

2월에 이곳에서 매화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폭설로 연기된 것과 반대로 올해는 포근한 날씨 덕에 앞당겨 개최됐다. 지난 8일 시작한 축제는 3월 10일까지 이어진다.

매화농원에 들어서면 추위를 이겨낸 나뭇가지마다 솜사탕 같은 매화꽃이 새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바람을 타고 그윽한 매화꽃 향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겨우내 얼었던 마음마저 녹여준다. 7000여 그루 매화나무 꽃터널 아래에는 사진을 찍으며 일찍 찾아온 봄을 즐기는 나들이객들이 인산인해다. 지난 1월말 동백축제는 끝났지만 아직 물러나지 않은 동백꽃도 마지막 붉은 불꽃을 태우고 있다. 동백올레길과 동백정원 곳곳에 마련된 포토 존마다 가족, 연인과 추억을 남기려는 이들이 줄을 선다.

이곳에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미끄럼 타는 새끼 돼지를 만나는 ‘흑돼지야 놀자’다. 올해가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여서 여행객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귀여운 흑돼지 20여 마리가 미끄럼틀에 아장아장 올라가 신나게 내려오는 모습이 깜찍하다. 아이들의 환호성이 하늘을 찌른다. 뒤뚱뒤뚱 거위 떼의 공연도 인기다.

공연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열린다. 축제 기간 제주도 도민 어린이(보호자 신분증 필요), 제주도 장애복지 단체는 무료 입장할 수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민속해안로에는 15만7100㎡ 부지 위에 100여 채에 달하는 다양한 제주도 전통 초가들이 모여 있는 제주민속촌이 있다. 현무암 돌담을 따라 초가들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배치돼 있다. 제주의 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1890년대를 기준 연대로 전문가의 고증을 통해 어촌(해발 100m 이하), 중산간촌(100~300m), 산촌(300m 이상)으로 구분해 구성됐다. 제주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했던 가옥은 돌 하나 기둥 하나까지 그대로 옮겨와 거의 완벽하게 복원해 놓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제주 전통 뗏목인 테우가 보인다. 그 바로 앞에 노란 유채와 하얀 꽃을 피운 수선화가 봄을 수놓고 있다. 전통 가옥 곳곳에 매화도 곁들여진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아름다운 유채꽃을 볼 수 있다.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보면 일대가 노란 물결로 가득하다. 유채밭 바로 옆은 광치기해변이다. 광치기해변은 제주 말로 ‘넓은 바위’라는 뜻. 썰물 때 드러나는 광활한 암반지대에 이끼가 붙어 초록융단을 펼쳐놓은 듯 황홀하다.

여행메모

숙소로 대명 샤인빌·휘닉스 제주 인기
3월 23∼24일 유채꽃 걷기대회 개최


제주국제공항에서 자가운전으로 휴애리자연생활공원으로 가려면 중앙로→516로→서성로를 이용하면 된다. 대중교통의 경우 제주공항 정류장에서 181번 급행버스(배차 간격 25~45분)를 타고 가다 하례 환승 정류장(하례리 입구)에 하차한 뒤 251m 걸어가 하례2리 입구 정류장에서 623번 버스(배차 간격 35~80분)로 갈아타면 된다.

숙소로는 서귀포시 표선면에 지난해 4월 문을 연 ‘대명 샤인빌 리조트’가 인기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지중해풍 리조트로, 키 큰 워싱턴 야자수와 카나리아 야자수, 아열대 식물로 꾸며진 정원이 이국적이다. 제주의 랜드마크인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서귀포 성산읍에 위치한 휘닉스제주섭지코지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가 설계한 휘닉스아일랜드 글라스하우스와 휘닉스제주섭지코지유민미술관이 있다. 글라스하우스 2층 민트레스토랑에서는 ‘눈으로 맛보는 요리’라고 말할 정도로 제주 봄 바다의 풍경이 일품이다.

서귀포시와 한국체육진흥회가 공동주최하고 ㈔서귀포시관광협의회가 주관하는 ‘2019 제21회 서귀포유채꽃 국제걷기대회’가 3월 23일과 24일 서귀포시 일원에서 열린다. 5·10·20㎞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서귀포=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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