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이끌고 장점 흡수”… 점점 닮아가는 삼성·애플 라인업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제품군이 거의 비슷해졌다. 10여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며 경쟁해 온 결과다. 삼성전자의 선제적인 폴더블폰 공개가 하드웨어 플랫폼 차별화의 분수령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10e, S10, S10+(플러스) 등 3개 제품과 폴더블폰을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를 동시에 3개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XR, XS, XS 맥스 등 3개 제품을 출시하자 삼성전자도 이에 대응하는 것이다.

갤럭시S10 3개 제품은 칩셋 등 주요 사양은 공유하고 화면 크기 등 일부만 차이를 두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성능은 같게 하면서 추가 기능을 선택하게 하는 전략으로 애플과 유사하다. 갤럭시S10e는 5.8인치 화면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다. 갤럭시S7 이후 사라졌던 평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3개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아이폰XR에 대응하는 제품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10, S10플러스는 각각 6.1인치, 6.4인치의 대화면에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해 높은 사양을 원하는 사용자를 겨냥한다. 갤럭시S10, S10플러스에는 화면에서 지문을 인식하는 기능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늘 애플을 따라 했던 건 아니다. 대화면 트렌드는 삼성전자가 개척하고 애플이 따라왔다. 삼성전자가 2011년 갤럭시 노트를 출시하며 ‘패블릿’ 시장을 열자 애플은 2014년 아이폰6 플러스를 내며 대화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은 2가지 크기의 스마트폰으로 경쟁을 펼쳤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태블릿 시장에서도 갤럭시 탭과 아이패드로 경쟁 중이고 스마트워치도 갤럭시 워치와 애플 워치로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양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와 iOS 진영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경쟁적으로 비슷한 제품을 내는 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호하는 하드웨어 플랫폼이 없으면 상대에게 이용자를 빼앗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 사용자가 두 회사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고객 지키기는 치열할 수밖에 없다.

폴더블폰과 5G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애플과 하드웨어를 차별화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폴더블폰은 언팩에서 공개한 후 올해 상반기 중으로 판매가 예정돼 있다. 애플도 폴더블폰 특허를 확보하는 등 준비 중이지만 실제로 시장에 내놓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관건은 완성도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폴더블폰에 최적화한 앱과 사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언팩에서 공개될 폴더블폰이 최종 완성 버전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5G폰 역시 애플은 칩셋을 공급하는 퀄컴과 갈등관계에 있기 때문에 2020년에야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이후 5G폰을 출시할 삼성전자로선 1년 이상의 시간을 버는 셈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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