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가정간편식… 자녀 둔 가구·시니어가 시장 이끈다

CJ제일제당은 11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트렌드톡(Trend Talk)’ 행사를 열고 ‘대한민국 식문화 현황 및 올해 HMR 트렌드 전망’을 발표했다. CJ제일제당 제공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HMR 제품은 집에서 간편하게 식사하는 것을 선호하는 1~2인 젊은 가구가 주 소비층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녀를 둔 주부들이 HMR 제품 구매를 크게 늘리며 1~2인 가구의 선두 자리를 넘보고 있다. 55세 이상 소비자들도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HMR 시장은 자녀를 둔 가구와 시니어들이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CJ제일제당은 1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식문화 현황 및 올해 HMR 트렌드 전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17년 2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6000여명 취식 데이터 30만건과 전국 5000여 가구 가공식품 구입 데이터, 온라인 빅데이터 5200만건을 종합 분석한 결과라고 CJ제일제당 측은 설명했다.

중고등학생 등 자녀를 둔 가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이 가구의 HMR 침투율(1년에 한 번이라도 HMR 제품을 구매한 이력)은 맨밥의 경우 2015년과 비교해 14.4% 포인트 증가하며 1~2인 가구(15.5% 포인트 증가)의 뒤를 바짝 쫓았다. 맨밥·국탕찌개·조리냉동 제품군에 대한 연평균 구매량 역시 각각 2.1㎏, 2.3㎏, 3.3㎏씩 늘었다. 남성호 CJ제일제당 트렌드전략팀 부장은 “주부들이 HMR 제품을 통해 편리함은 물론 기대 이상의 맛과 품질을 경험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설명했다. HMR 제품을 맛본 주부들이 재구매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1~2인 가구의 연평균 맨밥 구매량은 2015년 3.3㎏에서 2018년 4.7㎏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55세 이상 시니어 가구도 HMR 시장이 주목해야 할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이 가구의 HMR 침투율은 맨밥·국탕찌개·조리냉동 제품군에서 최대 36.8% 포인트 성장하며 HMR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남 부장은 “시니어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 ‘개식화(Solo-Dining)’ 현상도 강해져 이들의 HMR 관련 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는 평균 10끼 중 3.9끼를 혼자 먹었다. 시니어들의 경우 4.4끼를 기록하며 평균을 웃돌았다. 1~2인 가구가 평균 4.8끼를 혼자 식사한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CJ제일제당은 개식화 현상 강세로 올해 HMR 시장(라면 제외) 역시 전년과 비교해 약 20% 성장한 3조89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부장은 “특히 올해는 밥과 죽 등 탄수화물과 닭고기 관련 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된 약 1200개의 HMR 신제품을 살펴본 결과 밀가루와 쌀 등 탄수화물과 육류를 주 소재로 활용한 제품 비중이 각각 34%, 31%로 가장 높았다. 닭고기의 경우 튀김·구이·끓임 등 다양한 조리법이 가능해 메뉴 확장성이 높다는 것이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HMR 격전지로 온라인을 꼽았다. 지난해 온라인에서 HMR을 구매한 침투율은 전년 대비 8% 포인트(약 158만 가구) 늘어나며 44.5% 기록했다. 남 부장은 “서울 거주 가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금액도 가구당 지난해 평균 9만7315원을 기록하며 2017년에 비해 9952원 증가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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