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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전립선암 부위만 방사선으로 파괴, 부작용 줄인다

분당차병원 비뇨의학과 박동수 교수가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게 방사성 물질을 담은 바늘을 전립선에 찔러넣어 분출되는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브라키 테라피를 시술하고 있다.




신모(67)씨는 7년 전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의 이상 여부를 알수 있는 ‘특이항원’(PSA) 검사를 받았다. 평소 특별한 증상이나 가족력은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검사 결과 PSA 수치가 17ng/㎖을 넘어 정상 기준(2.5ng/㎖ 이하)보다 훨씬 높게 나왔고 조직 검사에서 전립선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다른 장기로 암이 퍼지진 않았지만 전립선의 바깥 막까지 뚫고 나간 상태여서 전립선을 모두 떼 내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권장받았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충격받은 신씨는 “수술 후 성기능 장애나 요실금 같은 후유증이 걱정돼 여러 치료법들을 알아보고 고민한 끝에 ‘브라키 테라피(Brachytherapy)’를 선택했다”면서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발과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 결과적으로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전립선암은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급증하는 대표적 남성 암이다. 지난해 발표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전체 암 가운데 7위, 남성 암 4위를 차지했다. 신규 발생 전립선암 환자는 2005년 3749명에서 2016년 1만1800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전립선은 정액의 액체 일부(25%)를 만드는 기관이다. 무게는 약 20g이며 밤톨 모양으로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해 있다.

전립선암은 간단한 피 검사인 전립선특이항원 검사로 일찍 발견할 수 있다. 조기 발견을 위해 50세를 넘었다면 1년에 한번 정도 PSA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있으면 고위험군에 해당돼 꼭 받아봐야 한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비뇨의학과 박동수 교수는 11일 “전립선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3, 4기로 악화된 상태일 경우가 많다”면서 “소변 줄기가 가늘거나 오줌이 자주 마려운 등의 증상이 있다면 노화 현상으로 간과하지 말고 검사받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초기(1, 2기) 전립선암 치료법으로는 적출 수술, 외부 방사선 치료, 브라키 테라피 등이 있다. 초기에는 암이 전립선 안쪽 일부에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전립선 전체를 잘라 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로봇 수술 등 현재의 전립선암 적출 수술법으로는 초기라 하더라도 전립선 전체를 들어낼 수 밖에 없다. 요실금이나 발기 부전 같은 합병증을 피하기도 어렵다.

수술의 합병증을 피하기 위해 몸 바깥에서 방사선을 쬐는 치료를 선택한 경우 전립선 전체 뿐 아니라 주변 조직에도 넓게 방사선이 영향을 미쳐, 그에 따른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박 교수는 “현재 전립선 부위만 콕 집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브라키 테라피와 고집적 초음파 치료(하이푸), 냉동 치료가 있지만 지난해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추천되는 유일한 방법은 브라키 테라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치료법은 방사성을 띠는 물질인 ‘요오드125’가 들어있는 샤프연필 심 모양의 바늘(티타늄 칩)을 전립선에 정확히 찔러넣어 방사성 물질을 지속적으로 내뿜게 해 암을 없애는 방식이다. 요오드125의 방사선 세기는 2개월이 지나면 처음의 50%, 6개월까지는 10% 정도로 약해져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암세포를 죽이게 된다. 한번의 시술 뒤 다음 날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티타늄 칩은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몸 바깥의 여러 방향에서 방사선을 쪼이는 외부 방사선 치료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료 기간이 5~7주로 길다. 반면 브라키 테라피는 전립선 내에 직접 방사성 물질을 집어넣어 치료하기 때문에 주변 장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요실금이나 성기능 장애도 최소화할 수 있다.

2012년 영국 국제비뇨과학회지에 발표된 각종 전립선암 치료법 관련 1만8000여개 논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초기 전립선암 10년 완치율은 브라키 테라피가 90~95%로 수술(80~90%), 외부 방사선 치료(70%)보다 높았다. 또 5년 생존율도 브라키 테라피가 70~95%로 수술(60~70%), 외부 방사선치료(40~70%) 보다 비슷하거나 높았다.

하지만 전립선암은 환자마다 상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그에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브라키 테라피는 전립선암의 악성도를 보여주는 ‘글리슨 점수(10점 만점)’가 6점 이하이거나 7점 중 일부가 해당되는 ‘순한 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박 교수는 “브라키 테라피 단독 치료는 글리슨 점수 7까지의 환자에게 주로 이뤄지며 글리슨 점수 8도 전이되지 않은 상태면 일부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브라키 테라피를 전립선암 치료에 적극 활용하는 국내 의료기관은 분당차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도다. 2007년 국내서 처음으로 이 치료법을 도입한 박 교수는 지금까지 570여명의 환자 시술에 성공해 국내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2014년부터는 전립선 중에서도 암이 있는 부위에만 방사선을 내뿜게 하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술법(포칼 브라키 테라피)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2년 도입해 최근까지 179명을 시술했다.

브라키 테라피는 2016년 12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본인 부담률은 50%다. 과거 1200만원의 시술 비용은 600만원 가량으로 줄었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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