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최종 통합 땐 압도적 세계 1위 조선사 탄생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에 최종 인수되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국내 조선업계 ‘빅3’ 구도는 ‘1강 1중’으로 재편된다. 우리 조선업계로서는 글로벌 수주 전쟁에서 국내 업체 간 출혈 경쟁을 피하고 글로벌 1위 조선사를 탄생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의 투자를 유치해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에 합의하고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면서 “현대중공업과 산은이 체결하는 기본합의서는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회복의 필요성에 대한 하나의 답안”이라고 밝혔다.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래 지속된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 과정에서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2년간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가시적인 경영정상화를 이룬 지금이 인수·합병(M&A)을 시도할 적기라고 판단한 셈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M&A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형태는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산은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수평적 형태로 지배하는 구조다. 합작법인은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미포조선과 함께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두게 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구조의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경쟁 효과도 함께 살려나가는 방식으로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제고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통합으로 시장 안정화와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 이번 M&A의 핵심이다. 연구·개발(R&D)이나 투자,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진 두 회사가 친환경 기술시대의 조선시장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세계 전체 발주의 67%를 수주하면서 7년 만에 수주량 1위를 탈환했다.

다만 M&A에 따른 구조조정 등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M&A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등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동종 사 인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다”면서 “매각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불응하면 강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구조조정이나 조합원 권익 침해 소지가 있는 인수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조선부문 건조물량 증가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3조7110억원을 기록하며 14.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 조선 부문은 지난해 163척, 140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려 연간 목표인 132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산은은 삼성중공업에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제안해 삼성중공업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현대중공업과 3월 초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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