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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최윤식 박사] ‘디지털 영생’ 꿈꾸는 시대 그리스도인이 갈 길을 묻다

최윤식 소장이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윤식의 퓨처 리포트-빅 테크놀로지’의 집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인간의 기억과 인식 능력을 컴퓨터로 옮기고 홀로그램으로 가상 신체를 만든다. 비록 육체는 사라졌지만 나의 아바타는 현실 세계의 가족과 대화하며 생을 이어간다. 공상과학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기술적으론 이미 가능하며 비용과 윤리·철학적 문제가 정리되면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지 모를 일이다. 이런 시대에 인간의 구원과 영생을 말하는 기독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최윤식의 퓨처 리포트-빅 테크놀로지’(생명의말씀사)를 쓴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를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만났다. 그는 이번 책에서 생물학적 존재방식은 물론 경제, 종교 등 사회 전 분야를 송두리째 뒤흔들 나노기술, 인공지능, 3D프린터 테크놀로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기독교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찰한다.

그는 “막연하게 어느 시점에 미래 기술이 우리 삶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며 “이미 삶 속에 그런 기술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기독교가 기술 발전을 막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기술을 활용한 바이오칩, 유전자 가위 등으로 생명 연장의 꿈은 이미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의 기억과 인식을 컴퓨터에 옮긴 뒤 가상 자아가 영원히 사는, ‘디지털 영생’도 기술적으론 가능하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명제가 깨져버린 시대, 기독교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는 “물질과 몸의 중요도가 약해지고 정신세계가 더 강조되면 몸은 로봇이 되든, 가상의 아바타가 되든 정신만 남음으로써 죽음을 탈피할 수 있다”며 “결국 과학이 종교화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죽음에 대한 고민과 성찰 때문에 인간의 종교성이 발휘되고 신을 찾았는데 인간 스스로 새로운 경로를 찾아내게 된 셈이다.

그는 “기술 발전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인간이 결정한다”며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기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과연 성경적이냐 아니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신 바이오 기술을 자기 몸에 직접 실험하고 몸을 해킹하는 ‘바이오 해커’, 이들이 기술을 직접 실험하는 공동의 ‘커뮤니티 랩’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규제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누구든지 나쁜 마음을 먹으면 논란이 있는 기술도 현실화할 수 있다”며 “국가법이나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감시 체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독교인들이 이런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바람직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의 기준이 국가의 도덕적·윤리적 기준과 일치하는 대목도 많지만, 생명윤리와 관련해서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신학계에서 먼저 명백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따라야 할 기준은 성경에 이미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고 나와 있다”며 “기술 연구와 발전이 하나님의 존재하심을 인식하게 하는 쪽으로 가야 하고, 다양한 기술은 우리 주변의 난치병 환자, 돌봄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에는 인공지능 등 기술력의 발달로 신앙생활의 형태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인공지능이 하용조 옥한흠 목사의 동영상 설교를 분석하고 특유의 패턴에 따라 새로운 설교문을 작성한 뒤 그분들 생전의 음성과 모습으로 재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동영상 설교에 익숙해진 성도들은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고인의 설교를 듣는 것에도 큰 거부감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다니는 청년이 인공지능 로봇과 사랑에 빠졌다고 상담하거나 로봇으로 신체 일부를 대체했을 때 과연 어디까지 인간으로 볼 수 있느냐는 등의 목회적 이슈도 생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들이 중대사에 관한 결정을 인공지능에 묻고 의존하게 되면 목회자를 찾아와 상담하거나 신에게 기도하는 행위 또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최 박사는 “인공지능은 성과를 중심으로, 확률적 가능성을 선택할 것”이라며 “목회자들은 이와 달리 신앙적 가치에 따라 성경적 판단과 기준을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 형태 역시 급격한 변화를 겪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가상현실(VR) 교회도 등장했다.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자리를 잡으면서 사람을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온라인에서의 관계 맺기와 소통에 더 익숙한 세대에게 전통적인 교회론을 강조해서는 답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최 박사는 “이런 변화의 물결이 실체라는 것을 교회가 가장 늦게 느낀다”며 “먼저 기술 자체를 정확히 분석하고 성경적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이 땅에서의 삶과 죽음 이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지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교회와 신학자가 나서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뉴에이지 음악이 나왔을 때 이를 ‘사탄의 음악’이라 매도하고, 일부 세력이 바코드를 666이라고 주장했던 식으로 교회가 대처해선 안 된다”며 “무조건 과학기술은 악한 것, 반기독교적인 것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열린 자세로 목회자가 성도들과 함께 기술 변화에 대해 연구하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 신학적 주제를 토론하며 답을 찾아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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