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인지도 무서운 속도로 향상… 소울, 소형 1위 굳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위치한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KMA) 전경(위 사진). 같은 부지에 들어서 있는 기아차의 미국 디자인센터 앞에 지난 9일 신형 ‘소울’과 ‘소울EV’가 전시돼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커트 카할


지난 9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자리 잡은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KMA)과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를 찾았다.

캘리포니아의 따스한 햇살을 한껏 받을 수 있게 커다란 통유리 형태로 지어진 법인 건물에 들어서니 ‘옵티마’(한국명 ‘K5’) ‘포르테’(한국명 ‘K3’) ‘소렌토’ 등 미국 시장에서 활약 중인 기아자동차의 대표 차종들이 전시돼 있었다.

어바인은 1년 내내 온화하고 맑은 날씨, 살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입주한 기업형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어바인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지역은 미국인들의 최신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등 많은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미국 디자인 거점으로 선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1994년 ‘세피아’와 ‘스포티지’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아차는 지난해까지 약 800만대의 차량을 미국 시장에 판매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클 폴 KMA 총괄부사장은 “지난 40년간의 판매를 분석해보면 글로벌 경제 위기 이전인 2005년에 1700만대로 정점을 찍었고 한동안 침체기를 겪다가 지난 2016년 다시 1,760만대로 최고점에 도달했다”면서 “전반적인 수요는 둔화 추세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이 포함된 경상용 차급은 올해도 71%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폴 부사장은 “미국 주요 브랜드 역사가 100년, 일본이나 독일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가 50년을 넘은 것과 비교해 기아차는 25년밖에 안 된 신생 브랜드”라면서 “하지만 지난 10년간 성장속도를 살펴보면 50년 된 브랜드들보다 인지도가 두 배 이상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소형 모델 소울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의 아이콘이 됐다.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 겸 미국 판매법인장 윤승규 전무는 “소울은 미국에서 ‘엔트리급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라는 세그먼트를 활성화시킨 차”라면서 “소울은 그중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미국 시장에서 100만대가 팔린 소울의 브랜드 충성도는 미국 시장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드사의 ‘F150’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KMA와 같은 부지에 나란히 위치한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디자인센터 로비에는 ‘GT4 스팅어’ ‘트레일스터’ 등 국내에선 볼 수 없는 북미 콘셉트카가 자리 잡고 있었다.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는 북미 시장에 최적화된 차량의 디자인을 개발하고, 현지 트렌드 분석을 통해 콘셉트카를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14일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하는 ‘2019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북미 대형 SUV 플래그십 모델 ‘텔루라이드’에 대해 인터뷰 당시 윤 전무는 “사전마케팅을 통해 이미 럭서리 모델로 수준으로 인식된 인테리어나 디자인, 성능 등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할 만하다”고 자신했다.

▒ 커트 카할 디자인센터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
“다양한 배경의 창의적인 팀이 진취적으로 자동차 디자인”


“디자이너들은 각자의 경험을 남부 캘리포니아의 생활상, 자동차 문화와 엮어 새롭고 진취적인 디자인으로 승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에서 만난 커트 카할(44·사진)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는 이곳 디자인센터만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아트센터 대학을 졸업하고 포드사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 2002년부터 17년째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카할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프로페셔널하고 창의적인 직원들이 팀을 이뤄 차량을 디자인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자동차 디자인이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 언어에 적합하며, 동시에 고유의 독창성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할은 1세대·2세대 ‘포르테’(K3)와 3세대 ‘소렌토’, ‘니로’, 3세대 ‘소울’, 그리고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텔루라이드’까지 다양한 양산차와 콘셉트카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특히 그는 신형 소울과 텔루라이드에 커다란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두 차는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자부심을 표현했다.

카할은 신형 소울에 대해 “전반적인 디자인은 현대적으로 바꾸고 신기술을 강조하는 동시에 소울만의 매력인 아이코닉한 성향은 유지되도록 만들어졌다”며 “특히 조명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고객들이 이 세그먼트의 차량에서 이정도 수준의 조명 기술을 본다면 매우 놀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텔루라이드는 크기와 존재감에 중점을 둔 차다. 카할은 “기아차의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SUV로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도 좋은 품질과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차를 디자인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디자이너 관점에서 본 기아차의 강점은 뭘까? 그는 신속성과 도전정신을 꼽았다. 카할은 “기아차는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며 혁신적이고 인상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바인=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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