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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차 북·미 정상회담서 국제사회가 환영할 성과 낼 것”

중절모와 코트 차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의 제약회사 동인당 공장에서 우황청심환을 들여다보고 있다. 오른쪽 인물은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환영할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실제로 급물살을 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선(先) 비핵화’ 요구 등 북·미 협상에서 나타난 각종 어려움을 시 주석에게 토로했다. 시 주석은 북한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북·미 협상에서 북한의 ‘후원자’로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북·중 밀착은 조만간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북·미 관계 개선과 비핵화 협상에서 나타난 난관과 우려, 해결 전망에 대해 언급했다. 미국이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일방적인 핵 포기 요구만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김 위원장이 불만을 토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조선(북한) 측이 주장하는 원칙적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이며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항이 마땅히 해결돼야 한다”며 “관련국이 이를 중시하고 타당하게 문제를 처리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회동에서 두 정상은 비핵화의 ‘총론’을 넘어 ‘각론’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북·중 양측의 보도에는 나오지 않았으나 대북 제재 해제와 관련한 언급도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조선중앙통신도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 특히 조선반도 정세 관리와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종해 나가는 문제와 관련해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진행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북·중 정상은 또 대외 관계 분야에서 두 나라 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자주적 입장들에 대해 상호 이해와 지지, 연대를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과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핵 포기 요구에 맞서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한목소리로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을 신뢰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무 이행을 보증하는 식의 제안이 나올 수도 있다. 북한 비핵화를 핵심 목표로 삼았던 과거의 6자회담 틀을 넘어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다자협상 판을 짜자는 주장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북·미 협상의 결정적 국면마다 만나 협상 전략을 공유해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1차 방중 당시 시 주석을 만나 “(남측과 미국이)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비핵화 구상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는 중국이 주장하는 비핵화 방법론인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동시 추진)과도 맥이 닿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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