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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숨가빴던 ‘베이징 27시간’… 시진핑, 1박2일 일정 비우고 환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9일 오후 베이징역을 출발해 시내를 관통하는 철교를 따라 천천히 운행하고 있다. 북한 특별열차는 북·중 접경 도시인 단둥을 거쳐 10일 오전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AP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정과 중국 측의 국가원수급 환대가 지난 세 차례 방중 때와 거의 흡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별열차나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차이는 있지만 베이징 체류 일정은 모두 1박2일에 정상회담과 환영만찬, 다음 날 오찬으로 거의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박2일간 일정을 모두 비워놓고 김 위원장과 함께 지내는 등 극진히 배려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3박4일이지만 특별열차로 이동하는 시간을 빼면 베이징에서 머문 시간은 27시간가량 된다. 지난 7일 오후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8일 오전 10시55분(현지시간) 베이징역에 도착했고, 다음 날 오후 2시8분 베이징을 떠났다.

지난해 3월 25~28일 이뤄진 김 위원장의 1차 방중 때도 3박4일 일정이었지만 특별열차는 26일 베이징에 도착했다가 다음 날 오후 4시쯤 다시 북한으로 출발했다. 같은 해 6월 3차 방중 때는 19일 오전 9시30분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착륙했다 다음 날 오후 5시에 이륙했다. 앞서 5월 랴오닝성 다롄으로 간 2차 방중도 전용기를 이용해 1박2일 이뤄졌다.

도착 후 중국 일정도 거의 비슷하다. 이전 두 차례 베이징 방문 시 베이징역과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에 여장을 풀고 인민대회당으로 이동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 만찬을 하고 다음 날에는 댜오위타이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이번에도 첫날 같은 일정을 소화하고 다음 날 오찬을 했는데 이번 장소는 댜오위타이가 아니라 최고급 호텔인 북경반점(北京飯店·베이징호텔)에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는 댜오위타이에서 이미 두 차례 오찬을 해 식상할 수 있고, 북경반점이 댜오위타이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경반점은 수도 베이징을 대표하는 호텔이다. 다양하고 진귀한 요리로 유명하며, 외국 귀빈과 고위관리들이 주로 묵는 숙소로 알려져 있다. 북·중 양국의 참모진도 북경반점 맞은편 건물에서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네 차례 방중 때마다 거의 대부분 시간을 그에게 할애하는 정성을 보였다. 시 주석은 베이징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들이 워낙 많아 하루에도 몇 차례 인민대회당에서 의장대를 사열할 때도 있다. 그런 시 주석이 회담과 만찬, 다음 날 오찬까지 한 명의 정상을 위해 비워두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환대다. 특히 현지에서 김 위원장이 도착하거나 떠날 때 중국 측에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나와 각별한 예우를 해왔다.

김 위원장이 만찬 다음 날 오전에 산업시찰을 하는 것도 비슷하다. 김 위원장은 1차 방중 때 베이징 중관춘의 중국과학원을 방문했고, 3차 방중 때는 농업과학원 등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제약회사 동인당 공장을 방문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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