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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어스 비서실장’ 카드 무산… 백악관 암투설 모락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 비서실장 닉 에이어스(오른쪽). AP뉴시스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닉 에이어스(36)의 기용이 끝내 무산됐다. 에이어스는 육아 문제 때문에 장기간 비서실장을 맡을 수 없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백악관 내부 권력 암투가 작용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후임 비서실장 인선이 장기화되면서 조기에 2020년 대선 대비 체제를 꾸리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 비서실장에 어울리는 훌륭한 사람들을 면접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 언론의 전날 에이어스 내정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어스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대의 실현을 위해 항상 동참할 것이다. 인선 결정은 곧 내려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에이어스도 트위터에 “나는 올해 말 백악관을 떠난다”며 “MAGA 실현을 위한 팀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에이어스는 현 직책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비서실장직도 이달 말 내려놓고 고향 조지아주로 돌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측면 지원할 예정이다. 에이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어스가 ‘백악관 2인자’인 비서실장직을 포기한 배경에는 우선 가족 문제가 있다. 6살 세쌍둥이의 아버지인 에이어스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내년 3월 말까지만 비서실장 직무대행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년 뒤인 2020년 대선 때까지 자신을 보좌할 사람을 원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어스가 켈리 실장과 라인스 프리버스 전 실장이 격무에 시달리던 모습을 보고 자신감을 잃었다는 얘기도 있다.

다만 워싱턴 정가에선 에이어스 내정 무산이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에이어스는 켈리 실장의 자리를 물려받기 위해 물밑에서 로비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이 큰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도 에이어스를 후임 비서실장 후보로 꼽고 있었다. 하지만 이방카 보좌관과 알력 다툼이 있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일부 백악관 참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낙마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비서실장으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마크 메도스 공화당 하원의원 등 후보들을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직무대행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초강경파 의원모임 ‘프리덤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는 메도스 의원이 켈리 실장을 즉각 대체할 만한 인물로 보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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