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긍정적” 58%… 전 연령대 평화분위기 조성 지지







30·40대서 긍정평가 68% 넘어
호남선 ‘긍정’이 ‘부정’ 5배 상회
대구·경북서만 부정평가가 앞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개선된 남북 관계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기는 했지만,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군사적 긴장 상황이 완화되고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에 국민들이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국민일보·타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0%가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 평가 가운데 ‘매우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4.5%, ‘대체로 긍정적’은 23.5%였다. 반면 현재 남북 관계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8.1%로 조사됐다. 이 중 ‘매우 부정적’은 22.2%, ‘대체로 부정적’은 15.9%였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불신한다고 답했지만, 현재의 남북 관계에 대한 긍정 평가도 이와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상대를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그 상대와의 평화 추구 정책을 지지하는 셈이다. 9일 정현복 타임리서치 팀장은 “60%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동시에,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불신한다고 답한 것은 우리 국민이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 및 희망과 북한 비핵화 실현 가능성이라는 현실을 분리해서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긍정 평가 비율은 전 연령대에 걸쳐 높게 나타났다. 현 정부의 주된 지지층인 30대와 40대의 긍정 평가율은 각각 68.8%와 68.5%로 부정 평가율의 배 이상이었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도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50대의 경우 긍정 평가는 51.6%, 부정 평가는 45.9%로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60대 이상의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는 각각 50.9%와 43.4%였다. 만 19세 이상 20대의 평가도 장·노년층과 비슷했다. 이들 세대의 53.6%는 긍정, 41.5%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청년실업 등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20대의 불만이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아 남성과 여성의 긍정 평가율이 각각 57.0%와 59.0%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호남에서는 남북 관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81.5%로 부정 평가(15.7%)의 5배를 상회했다. 반면 대구·경북(TK)에선 부정 평가(60.4%)가 긍정 평가(35.4%)를 압도했다. 서울(55.3%)과 인천·경기(58.6%), 부산·울산·경남(56.9%), 대전·세종·충청·강원(58.8%) 등 나머지 지역에선 긍정 평가가 50%대 후반으로 조사됐다.

정 팀장은 “남북 관계에 대한 평가는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이 적극 투영될 수밖에 없는 항목”이라며 “TK에서 부정 평가 비율이 높은 것과 30, 40대의 긍정 평가가 많은 것은 보수적인 TK의 지역적 성향과 문 대통령에 대한 30, 40대의 높은 지지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별·연령대별 특성과 마찬가지로 현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남북 관계에 대한 평가는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 중 97.1%는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현 정부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 중 71.2%는 현재의 남북 관계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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