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국, 북·일 고위급 접촉 물꼬 텄나

김일국 북한 체육상(가운데)이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ANOC)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북한의 장관급 인사로는 27년 만에 일본을 찾은 김일국 체육상이 도쿄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ANOC) 총회에 이틀째 참석했다. 김 체육상이 방일 기간 중 일본 정부 관계자나 자민당 고위 간부와 극비리에 접촉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체육상은 원칙적으로는 방일이 금지돼 있다. 일본이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북한 국적자의 일본 입국을 막는 내용의 독자 제재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김 체육상의 방문 목적이 국제 스포츠 행사 참석임을 감안해 예외를 인정했다.

김 체육상의 방일은 북한 장관급으로서는 1991년 이후 처음이어서 북·일 간 고위급 접촉에 물꼬를 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일본 측이 비밀리에 김 체육상과 만나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 북·일 관계 현안에 대한 북한 측 입장을 타진해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 경찰이 대북 독자 제재 조치를 이유로 김 체육상의 일정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등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ANOC 총회는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의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총회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포함한 체육계 인사 13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체육상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총회 중 열린 ‘ANOC 어워즈 2018’에서 스포츠를 통한 희망 고취상(Inspiring Hope through Sport Award)을 수상할 때 선수들과 함께 단상에 올라가 트로피를 받았다. 김 체육상은 27∼29일 ANOC 총회에 참석한 뒤 30일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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