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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배우’ 이시언 “예능 출연이 연기에 큰 힘 됐죠”

호쾌한 액션으로 사랑받은 OCN 드라마 ‘플레이어’에서 천재 해커 임병민(작은 사진) 역을 소화한 배우 이시언. MBC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회원으로도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비에스컴퍼니 제공


“대배우라고 불릴 때마다 부끄럽고 부담스러워요. 아직도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말도 안 되죠. 송강호 선배님 만나면 옆에 앉아보라고 할까 봐 인사도 못 드리겠더라고요(웃음).”

배우 이시언(36)의 별명은 ‘대(기)배우’. 조연이라 촬영 전 대기시간이 길다는 다소 애잔한 뜻이었지만, 최근에는 ‘대세 배우’라는 의미로 불린다. 그런데 이 남자, 드라마와 예능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며 정말 큰 배우가 될 모양새다.

OCN 주말드라마 ‘플레이어’(연출 고재현, 극본 신재형) 종영을 맞아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5.8%(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호평 속에 막을 내린 ‘플레이어’에서 천재 해커 임병민 역을 맡아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시언은 “‘사이다 같은 드라마’여서 좋아해 주신 것 같다.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고생을 많이 했다. 큰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어 보였다.

“아쉬움도 남지만, 앞으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게끔 해준 작품이고 캐릭터였어요. 끝부분에 내밀한 감정신이 나오는데, 지금껏 연기하면서 처음 보여드린 모습이에요. 밖으로만 표현하는 인물들을 여태 해왔던 것 같아요.”

이시언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던 모습과 달리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겸손이 모든 대화의 전제였다. “인복이 있는 편인 것 같다”는 그는 ‘플레이어’에 함께 출연한 송승헌 정수정 태원석과의 가족 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그들에게 공을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저는 고생한 게 없어요. 여름에 정말 더웠는데 저는 해커 역할이라 주로 에어컨 튼 차 안에 있었어요. 원석이는 항상 싸웠고, 수정이는 매일 뛰었죠. 승헌형은 넘어져서 뇌진탕 증세가 있었는데도 바로 다음 날 촬영에 들어갔고요. 저만 열심히 잘하면 되는 거였어요.”

2009년 데뷔한 이시언은 올해로 10년차가 됐다. 드라마 ‘더블유’(2016) ‘맨투맨’(2017) ‘라이브’(2018)와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등 30개가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예능 ‘나 혼자 산다’(MBC)는 도약점이 됐다. 재치 있는 언변에 더해 30대 독신 남성의 생활을 가감 없이 공개하면서 많은 화제가 됐다. 그는 “한때는 예능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도 했었다. 지금은 배우 생활을 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촬영하러 가는 날이 매주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니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또 하나의 가족이에요. 드라마 ‘라이브’도 노희경 작가님이 ‘나 혼자 산다’를 보고 캐스팅해주신 거였어요.”

주연 욕심은 없냐는 질문에 이시언은 “조바심을 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차분한 말투만큼이나 야무져 보였다.

“10년을 돌아보면 계획대로는 오지 않았어요. 예능으로 이름을 더 알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정말 얻은 게 많고,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악역이나 내면에 여러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미래의 감독님께 ‘불러주시면 책임지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웃음).”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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