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키즈들, 은반 위서 반짝반짝

18일(한국시간)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 피겨 임은수가 아름다운 연기를 하는 모습. AP뉴시스
 
남자 피겨의 기대주 차준환도 두 차례 피겨 그랑프리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가능성을 높였다. AP뉴시스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14년 은퇴한 이후 한동안 조용했던 피겨계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그를 보고 자란 ‘김연아 키즈’들이 시니어 무대에서 재능을 뽐내며 경쟁력을 보여줘서다. 임은수(15)와 차준환(17)은 포스트 김연아 시대를 이끄는 선발 주자다.

여자 피겨의 기대주 임은수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ISU 주최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대회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김연아가 2009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이후 9년 만이다.

임은수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음악 ‘시카고’에 맞춰 연기했다. 임은수는 이날 기술점수 65.57점, 예술점수 62.34점으로 총점 127.91점을 기록,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점수를 경신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57.76점을 기록하며 6위에 그쳤지만, 최종 합산 점수는 185.67점으로 3위에 올라서며 극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알리나 자기토바(225.95점)와 소피아 사모두로바(198.01점)가 금·은메달을 차지했다.

올해 처음 시니어에 진입한 임은수는 능숙한 점프와 강렬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시니어 데뷔전이었던 지난 8월 ISU 아시안 오픈 트로피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임은수는 그랑프리를 마친 후 “쇼트프로그램에서 너무 아쉬웠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이겨내려고 노력해 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며 “앞으로 남은 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에 임은수가 있다면 남자는 차준환이 있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지 1년 조금 넘은 차준환은 지난달과 이달 열린 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2차·3차 대회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의 2연속 그랑프리 입상도 김연아 이후 처음이었다.

차준환의 상승세는 무섭다. 그는 지난 9월 ISU 어텀 클래식 인터내셔널 대회에 출전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90.56점과 169.22점을 기록, 자신의 최고점을 다시 썼다. 이 대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 보였다.

무럭무럭 자라난 이들의 목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이다. 나이가 어린 만큼 성장 가능성도 무궁한 ‘김연아 키즈’들이 한국 피겨의 미래를 밝게 한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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