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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배병우] ‘IT 도시’ 뉴욕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이 뉴욕주 롱아일랜드 시티와 수도 워싱턴 DC 근처 버지니아주 크리스털 시티를 제2본사 설립지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미 북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첫 번째 본사를, 동부의 두 도시에 두 번째 본사를 갖게 됐다. 아마존은 뉴욕에 25억 달러(약 2조8200억원)를 투자해 2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첨단 IT기업인 아마존이 왜 패션과 금융, 법률 회계서비스 등 구(舊)경제가 강점인 뉴욕을 새 거점으로 정했는지 의아해한다. 하지만 이미 뉴욕은 실리콘밸리를 위협하는 IT 허브로 부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마존 본사 유치 성공은 디지털산업을 뉴욕의 대표 산업인 금융과 같은 지위로 자리매김하려는 뉴욕시와 뉴욕주의 용의주도한 전략에 대한 인증서와 같다고 평가했다.

구글도 뉴욕시에서 1만2000명의 직원이 근무할 사무실 공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뉴욕 본사에 근무하는 구글 직원은 모두 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페이스북도 뉴욕 사무소에 20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알파고로 명성을 떨친 IBM의 왓슨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컴퓨팅 센터도 뉴욕에 있다.

뉴욕이 IT 허브로 변신한 데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선견지명을 빼놓을 수 없다. 디지털경제 시대에 금융업으로 뉴욕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블룸버그 시장은 사재까지 내놓으며 IT에 특화된 대학원을 구상했다. 그 결과물이 코넬대와 이스라엘의 명문 테크니온공과대학이 손잡은 코넬테크(Cornell Tech)다. 지난해 뉴욕시 맨해튼 동쪽의 작은 섬 루스벨트 아일랜드에 문을 연 코넬테크에는 현재 300명이 재학 중이다.

뉴욕은 과거에 다른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IT 분야에도 큰 자장(磁場)을 형성한다는 게 기술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 분야의 핀테크 확산, 광고와 미디어의 디지털화에서 볼 수 있듯이 뉴욕의 거대하고 다양한 산업과 문화적 기반이 IT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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