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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 이상반응, 여성이 남성보다 더 민감



여성 고혈압 환자가 남성 고혈압 환자보다 이상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투약 시 더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압약 선택 시 남녀 성별에 따라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은 순환기내과 최성훈(사진) 교수 연구팀이 지난 11∼13일 그랜드워커힐 서울호텔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제62차 추계학술대회에서 ‘여성에서 항고혈압제 치료’란 제목으로 이 같이 발표해 주목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최 교수는 혈압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국내외 임상연구문헌을 집중적으로 뒤졌다. 그 결과 항고혈압제(혈압약)와 관련된 이상반응은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더 많이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계열의 혈압약은 복용 후 기침 등의 부작용을 여성에서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칼슘채널차단제(CCB) 역시 여성이 복용할 경우 주의해야 할 부종(edema) 발생률이 남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뇨제 처방을 받은 여성 고혈압자의 경우 저칼륨혈증, 저나트륨혈증 등이 남성 고혈압 환자들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최 교수는 “혈압 강하 효과는 물론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남녀 모두 비슷했으나 전체적으로 같은 종류의 혈압약을 복용하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이상반응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보고돼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국내외 학회는 아직 혈압약 처방 시 남녀 사이 약물대사능력의 차이를 고려하는 것을 일반화하지 않고 있다. 성별 목표 혈압과 치료 전략을 달리 할 경우 더 고려해야 할 요소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는 까닭이다.

최 교수는 연구결과 남녀 사이에 부작용 발생 등 약물대상능력에 차이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므로 혈압약 처방 시 남녀간 생활주기와 병태생리학적 특징을 좀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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