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굴기, 검색·동영상 장악 이어 스트리밍 게임 시장 진출

구글이 유비소프트와 손잡고 5일부터 미국 일부에서 스트리밍 게임으로 제공하는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한 장면.구글 제공


구글이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 세계 검색, 동영상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1일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인 ‘프로젝트 스트림(Project Stream)’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글은 게임개발사 유비소프트와 손잡고 게임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5일부터 제공한다.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25Mbps 이상의 인터넷 연결만 있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시범 서비스는 미국에서만 제공되며 17세 이상만 신청할 수 있다.

스트리밍 게임은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존 게임은 인터넷에 연결하더라도 수 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게임 프로그램을 내려받아서 설치해야 가능했다. 또 높은 사양의 CPU, 그래픽카드 등이 필수였다.

반면 스트리밍 게임은 낮은 사양 PC에서도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초고속 인터넷이 발전한 덕분이다. 게임을 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연산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해결하고 처리한 데이터를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양이 많고, 게임을 하면서 순간순간 발생하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 스트리밍 게임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다. 캐서린 샤오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는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볼 때는 약간 버퍼링이 있어도 괜찮지만 게임은 1000분의 1초라도 지연되거나 그래픽 저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날 풀HD 해상도에서 60프레임으로 부드럽게 구현되는 게임 데모 영상을 함께 선보였다.

향후 몇 년 내 5G가 활성화하고 통신 속도가 대폭 향상되면 스트리밍 게임은 점차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음악, 동영상에 이어 게임도 스트리밍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20년을 목표로 스트리밍 게임 콘솔 ‘스칼렛’을 개발 중이다.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는 ‘지포스 나우’라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트리밍 게임 활성화는 스팀으로 대표되는 기존 게임 플랫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스팀은 게임개발업체 밸브가 만든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현재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특정 게임을 구매해서 즐기는 방식이지만 스트리밍 게임은 매달 구독하는 형태가 중심이다. 플랫폼에 대한 종속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인터넷 세상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PC 게임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면 구글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 게임 업체들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구글의 플랫폼 정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험을 했다. 국내 게임 업체들에 구글의 스트리밍 게임 진출은 악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중국 텐센트는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와 함께 게임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플랫폼을 해외 기업이 잠식하면서 국내 게임 업계의 위기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2일 “구글이 모바일 플랫폼 장악에 이어 PC 플랫폼 시장까지 넘보는 상황은 우려스럽다”면서 “국내 업체의 현재 역량으로는 글로벌 업체와 플랫폼 경쟁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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