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文 대통령 7분 연설 “역사적 사전... 전쟁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집단체조 공연이 펼쳐진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관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7분간 연설했다. 사상 처음으로 북한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남측 지도자를 향해 15만 관객들은 열광적인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북한의 집단체조 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하고 우리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양 시민들 앞에서 ‘대중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는 이날 오후 9시부터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15만 객석을 가득 채운 평양 시민들은 양 정상 내외가 입장하자 전원 기립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공연 말미에 김 위원장이 “오늘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 앞에서 뜻 깊은 말씀을 하시게 됨을 알려드린다. 오늘의 이 순간 역시 역사에 훌륭한 화폭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7분에 걸친 연설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와 민족 자주 원칙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함께 이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 위원장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며 “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봤고,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봤다”고 김 위원장과 시민들을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오후에 문 대통령 내외와 수행원단은 평양 만수대창작사를 찾았다. 그림과 조각품 등을 관람한 문 대통령은 “정부 당국 간 교류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체육 교류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1959년 설립된 만수대창작사는 북한 최대 규모 예술창작단체로, 체제 선전을 위한 작품을 주로 생산했다. 북한 각지에서 볼 수 있는 주체사상탑과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도 이곳에서 제작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만수대창작사의 조형물 등이 외화벌이 용도로 사용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8월 만수대창작사 산하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우리 정상이 대북 제재 대상 시설을 둘러본 것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조치와 엇박자를 내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예술품 관람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욱 김판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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